이삿짐 업체 예약률 '뚝'…가구점·전자대리점 특수도 '옛말'
공급과잉 주택시장 침체 장기화…연중 이사행렬 '新풍속도'

제주 전통의 이사풍습인 '신구간(대한 후 5일~입춘 전 3일)'

불과 4~5년 전까지만 해도 1년 중 이사행렬이 집중되며 혼잡이 연출됐지만, 올해는 건축경기 침체, 주택시장 과잉 등의 여파로 찬바람만 쌩쌩 불 전망이다.

15일 도내 이삿짐 업체 등에 따르면 오는 20일 이후부터 신구간 기간(1월25일~2월1일) 동안 이삿짐 예약률이 뚝 떨어진 상태다.

종전 신구간 기간 동안 이삿짐 업체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 였음을 감안하면 대조적인 현상이다.

신구간 특수에 맞춰 각종 세일 행사를 하는 가구점, 전자제품 대리점 등도 예년만 못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같은 배경에는 몇년간 제주 부동산 시장 활황으로 인한 공급 과잉 현상이 있다는 분석이다.

제주시 연동의 모 아파트의 경우 입주 당시 3억5000만원이었으나 3000만원 내린 3억2000만원에 매물로 나와도 거래가 안되고 있다.

오라동 소재 모 타운하우스의 경우도 준공후 꽤 시간이 흘렀지만 분양률은 10%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도내 미분양 주택은 1183호로 집계 이후 처음 1100호를 돌파하기도 했다.

여기에 실수요가 아닌 투기 위주의 입주도 이같은 현상을 부치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급격하게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아라동의 경우도 아파트 단지의 30~40%는 투기성 매입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영평동 첨단과학기술단지의 경우 실입주는 20~30% 수준으로 밤마다 사실상 슬럼가화 되고 있다는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이와함께 제주살이 열풍으로 급격하게 늘어난 이주민들로 인해 신구간이 아닌 신학기 및 9~12월 등 연중 내내 이사행렬이 이어지는 新풍속도도 나타나고 있다.

몇몇 이삿짐센터에 따르면 인원과 규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평월에도 많은 곳은 1일 3~4곳, 적은 곳은 1일 1건 정도로 예약이 돼있다고 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급이 늘며 주택가격 상승세 역시 둔화됐으며, 오히려 떨어지는 지역도 있다"며 "여기에 매물보다는 전세로 돌리는 경향이 많아 신구간 반짝 특수는 없을것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

이삿짐업체에 관계자는 "과거 신구간에 이삿짐이 집중된데 반해 지금은 연중 내내 이사 예약이 들어온다"며 "오히려 신학기 시즌인 2~3월, 그리고 9~12월에 이사물량이 집중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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