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

대한민국이 경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한 초저출산 국가이고 고령화 속도도 제일 빨라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고 있다고 한다. 인구 절벽을 넘어 ‘인구쇼크’에 대한 대응이 사회적 과제가 되고 있다. 정부도 인구 정책 개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생산연령인구(15~64세)의 급격한 감소는 경제‧사회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세수 감소와 노인부양을 위한 지출 증가는 정부를 심각한 재정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출산 연기와 포기의 풍조가 사회적 표준처럼 되어 버려 ‘저출산의 덫’에서 빠져나올 수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제주는 어떤가. 지난해 1993년 이후 최저 출산율을 보였다고 하니 인구문제의 심각성에서 예외일 수 없다. 한편으로는 인구감소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특히 한 해 유입인구가 1만8000명까지 이르면서 급격한 인구 증가에 따른 집값 상승 등 부작용을 경험한 지역 상황을 감안하면 이해가 되기도 한다. 저렴한 주택과 일자리에 대한 느슨한 경쟁 등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생산연령인구의 감소는 노인부양비 증가로 이어져 미래세대의 부담을 크게 높이고 소비‧투자 감소를 불러와 경제 전반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인구 감소는 지역 차원에서도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출산율 저하에 따른 급격한 인구 감소와 인구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관건이다. 인구 변화의 사회경제적 영향을 완화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현명함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제주는 인구 위기에 대한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제주다움에서 나오는 제주의 문화 원형과 제주의 라이프 스타일이 미래발전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한라산과 오름, 독특한 신화와 역사, 소소한 삶의 양식이 무궁무진한 문화 콘텐츠다.

제주지역 마을별 특색이 있는 문화‧관광 콘텐츠는 지역 전체에 활기를 불어 넣고 외부로부터 인구를 유입시켜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핵심 브랜드가 될 것이다. 도시화의 진전에 따른 마을 공동화를 막고 마을 공동체 활성화와 지역 균형 발전의 키워드로 작용할 것이다.

한번 오고 싶은 관광지가 아닌 독특한 라이프 스타일이 숨 쉬는 가슴 뛰는 곳으로 만든다면 누구든지 제주를 삶과 비즈니스의 터전으로 삼을 것이다. 특히 청년들이 제주에 뿌리를 내리면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다. 기업이 성장하면서 고용을 창출하고 관련 산업이 발전하면서 지속적으로 인구가 유입되면서 지속가능한 미래의 기반이 될 것이다.

제주의 역사는 사실 이주민의 역사다. 선주민과 이주민이 공존하면서 씨줄과 날줄처럼 겹겹이 엮어진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모두가 제주 역사와 문화의 주체인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존을 위한 우리의 마음가짐이다. 열린 마음으로 이주민, 이질적인 문화를 존중하고 수용하는 자세로 모두가 노력하면 다양한 문화로 활력이 넘치고 모두가 살고 싶어 하는 제주는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올 것이다.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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