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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vs비영리, 제주 녹지국제병원 ‘평행선’

기사승인 2018.07.30  15:2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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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지국제병원 숙의형 공론조사위 토론회, 도민 의견수렴
제주도농어업인회관서 30일 3백여명 참석 분위기 ‘팽팽’

[제주도민일보] 녹지국제병원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가 30일 오후 제주시 연동 제주도농어업인회관에서 녹지국제병원 공론조사 토론회를 열고 있다.

중국 녹지그룹이 제주에 추진중인 국제병원은 과연 영리일까 비영리일까. 도민사회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녹지국제병원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위원장 허용진)는 30일 오후 제주시 연동 제주도농어업인회관에서 녹지국제병원 공론조사 토론회를 열고 도민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도민 토론회에서는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개설 반대)과 신은규 동서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개설 허가측)가 팽팽히 맞섰다.

우선 우석균 실장은 ‘영리병원 뱀파이어(좀비)효과’를 강조하며 영리병원 문제점을 지적했다. 우 실장은 “영리병원이 들어서면 건강보험증은 휴지조각이 될 것이다. 비영리 병원도 의료비가 폭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 실장은 “이런 병원에 제주도민이 이용할 수 있을까. 부유층만 이용하게 될 것이다. 다른 병원도 덩달아 의료비가 인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 실장은 태국 사례를 들었다. 우 실장은 “의료관광 목적으로 태국에 영리병원이 만들어 졌다. 그런데 의료비가 폭등해 맹장수술, 담낭수술 등 간단한 입원 및 수술비용이 50% 올랐다”며 “그러다 보니 비싼 병원으로 의사들이 옮겨가기 시작했다. 도농격차가 심해지고, 의료비가 비싸지는 결과가 나왔다. 심지어 태국사람들이 다니던 병원에서도 병원비가 올라, 폭동이 일어났다. (영리병원이 도입되면)제주부터 의료비가 상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 실장은 녹지그룹이 병원운영 경험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들었다. 부동산 투기자본이 병원을 운영한다는 것이 문제라고 우 실장은 지적했다. 우 실장은 “(녹지그룹이)국내의료법인인 미래의료재단에게 사실상 운영을 맡긴 것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며 “미래의료재단은 의료법인이기 때문에 영리행위를 하면 안 된다. 경영컨설팅을 했다고 하지만 이 것도 의료법 위반이다. 앞으로 미래 의료재단이 계속 관여하면 녹지병원은 개설허가 취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 실장은 제주특별법 위반이라고도 주장했다. 제주특별법에는 내국인 또는 국내법인이 우회 투자를 통해 관여하게 되면 위법이라고 명시돼 있다는 것이다.

우 실장은 “(제주 영리병원은)국내병원들이 돈 버는 찬스를 마련해 주기 위한 것”이라고 전제하며 “따라서 비쌀 수밖에 없고 제주도민이 이용할 수 없는 부유층만 이용할 수 있는 병원이 될 것이다. 이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시도했다. 이러한 의료 적폐는 없애야 한다. 원희룡 도정은 박근혜 정부 의료 적폐를 계승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우 실장은 의료관광 목적으로 (사업자가)제주에 영리병원을 추진한다고 하지만 태국 사례를 들며 ‘허구’라고 강조했다. 우 실장은 “의료관광이라고 선전하지만, 태국이 벌어들이는 수익은 국민총생산의 0.3% 밖에 안된다”며 “그런데 도시와 농촌간 의료격차가 벌어지고 의료비는 폭등했다. 결국 서민들이 갈 병원이 없어졌다. 의료관광이 성공하는 게 그렇게 좋은 일인가”라고 반문햇다.

우 실장은 국제병원 추진을 중단하고 국립대 병원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도민들 선택을 호소했다.

[제주도민일보] 녹지국제병원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가 30일 오후 제주시 연동 제주도농어업인회관에서 녹지국제병원 공론조사 토론회를 열고 있다.

개설 허가를 찬성하는 쪽에서는 향후 일어나게 될 소송전과 이미 사업이 추진된 만큼 영리병원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도민들에게 환원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공략했다.

신은규 동서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많은 시민단체들 우려가 있다. 허가절차가 흘러가는 것은 외국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긍정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며 “지역 의료기관은 지역주민들이 이용하지 않아 폐업했다. 진주의료원은 매년 100억씩 적자를 봤다. 계속 운영 유지할 수 없었기 때문에 진주시 일부 시민들을 위해 유지하느니, 경남도민 전체 결식아동을 위해 (폐업하고 예산을 그쪽으로)돌렸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이어 “비영리 의료기관이 마냥 좋은 것 만이 아니다. 폐업하면 지방정부 부담으로 돌아온다”며 “실제로 서울에 있었던 방지거 병원은 부도처리 됐다. 병원 건물이 5년 동안 공터처럼 버려졌다. 일부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그 곳에서 문제를 일으키자 주민들이 경매처리 해달라고 진정서까지 냈다”고 설명했다.

방지거병원은 국내 최초 어린이 종합병원으로 세워 졌지만 지난 2002년 경영부실로 인해 부도처리 돼 폐업했다.

신 교수는 형평성, 효율성, 지속가능성 등 의료기관이 갖는 현대 흐름중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하며 “그런데 아직도 우리는 형평성 가지고만 이야기 한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외국 의료기관이 들어오면 우리나라 의료보험 체계가 와해된다고 주장하는데 영리병원을 많이 이용한다고 해서 건강보험에서 지원되는 것은 전혀 없다. 여기는(영리병원) 100% 본인부담이다. 그리고 부유층이 이용하게 된다”며 “이윤창출을 반대할 것이 아니라 벌어들인 이윤을 어떻게 쓰이게 할 것인지 시민단체가 감시, 감독해야 할 것”이라고 훈계했다.

신 교수는 그러면서 녹지그룹을 대변했다. 병원을 설립한 뒤 운영진을 꾸리고 있고, 개설요건을 충족했다는 것이다. 또 지금 사업이 중단되면 사업자 쪽이 제주도를 향해 소송을 하게 될 것이라고 겁박했다.

신 교수는 “녹지그룹이 1조원을 투자한다. 이미 실행(투자)된 것만 6천억원이다. 사업이 중지되면 6천억원 소송이 들어올 것이다. 6천억원이라는 돈을 도지사가 내지 않는다”며 “(사업자는)불모지 땅을 개발해 낸 대가를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지되면 피해보상 예정금액을 제주도민이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보건복지부 심의 과정에서 제주 녹지국제병원이 절차상 문제가 없고 국내 보건의료 체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임이 확인됐다며 “문재인 대통령도 법적으로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공공의료 제도를 침해하는 행위가 있으면 막겠다고 했다. 시민단체는 이미 진행된 절차를 가지고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 보다는 기왕 들어온 거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 교수는 또 “제주도에 외국자본이 들어와서 잘못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제주도민들이 원하는 방향을 (사업자에게) 설명하고 요구하는게 바람직 하지 않겠나”라며 “출발하는 발걸음을 어느 쪽으로 향하게 할 것인지 시민단체에서 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녹지병원 측은 오늘 공청회에 나오지 않았다.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며 “비영리병원만이 모든 것의 다는 아니다. 이미 시작한 것을 어떤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가야 하나. 본인 자유인 선택적 의료를 하는 것이다. 돈 있는 사람이 돈을 쓰겠다는데 어떻게 막을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최병근 기자 whiteworld84@hanmail.net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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