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개선 홍보 및 시설물 정비 예산 14억7500만원 투입
인력·차량 그대로…청소차량 1일 2회→3회 운행 등 '과부하'
환경자원순환센터 준공시 전면개편 불가피 '예산낭비' 지적

제주도가 이달부터 쓰레기 요일별배출 품목 완화를 통해 사실상 격일제 배출로 전환한 가운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빠르면 지방선거 이후, 늦어도 내년 동복 환경자원순환센터 준공과 맞물려 전면 개편이 불가피한 가운데 개선 홍보 및 시설물 정비에만 수십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면서 시한부 요일별 배출에 혈세를 낭비하는 모습이 연출되면서다.

20일 제주시에 따르면 요일별 배출 품목완화에 따른 홍보와 클린하우스 시설물 정비 등을 대대적으로 추진한다.

우선 재활용품 배출제 개선 홍보 예산내역을 보면 ▲홍보리플릿 제작·배부 25만매(2000만원) ▲클린하우스 현수막 게첨 1103개소(5500만원) ▲청소차량 현수막 부착 182개(400만원) 등이다.

또한 클린하우스 시설물 정비사안을 보면 ▲캔·고철류 전용수거함설치 300여개(9600만원) ▲클린하우스 자동가림막(홍보 스크린) 교체 112개소(6700만원) 이 소요됐다.

이와함께 향후 계획으로 ▲캔·고철류 수거함 추가설치 800개(2억5600만원) ▲스티로폼 수거함 추가 설치 790개(7억9000만원) ▲클린하우스 번호판 실사 교체 1103개소(1억8700만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사실상 홍보와 시설물 정비에만 14억7500만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거나 투입될 예정인 셈이다.

그러나 정작 미화원을 추가로 채용하거나 청소차량 증차 등 장비 확충은 아직 계획조차 없는 상황이다.

현재 제주시청에 소속된 미화원은 297명이고, 청소차량은 108대이다. 이 중 청소차량은 요일별 배출 시행으로 24대 증차된 수치다.

이달부터 스티로폼과 병류, 캔, 고철류가 매일 배출 품목으로 바뀌며 108대의 차량들이 1일 2회 운행에서 3회 운행으로 과부하된 상황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부피와 무게가 많이 나가는 병류와 캔, 고철류로 인해 미화원들의 고충도 가중되고 있다.

청소차량 과부하로 일부 클린하우스인 경우 오전 10시가 넘어서도 넘침 현상이 계속되면서 주민 불편은 물론 도심 경관 저해 등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품목이 완화된 요일별 배출도 지방선거로 인해 정권이 바뀌거나, 늦어도 내년 동복 환경자원순환센터가 준공되면 전면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원희룡 현 지사를 제외한 도지사 예비후보들이 요일별 배출의 수정 또는 전면 폐지를 공약한데다, 환경자원순환센터가 준공되면 현재의 봉개매립장과 각 업체별로 나눠진 재활용품 선별 및 처리 체계가 하나로 통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사실상 시한부나 마찬가지인 요일별 배출제에 인력·장비의 근본적인 확충없이 보여주기식 홍보와 시설물 정비 등에만 열을 올리는 형국이어서 날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시의 한 관계자는 "도에서 정책을 결정하면 따라갈 수 밖에 없는게 행정시의 상황"이라며 "장비와 인력 충원없이 예산만 소요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환경자원순환센터가 준공되면 전면 수술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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