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쌀빵 전문 베이커리 '외계인 방앗간'의 색다른 공략
"건강하고 따뜻한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어서 행복해요"

[제주도민일보=송민경 기자]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외계인방앗간의 박소정 대표(오른쪽)와 직원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먹거리를 만들고 싶어서 국내산 쌀 100%로 만든 빵에 관심이 가더라고요"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쌀빵 전문 베이커리 '외계인 방앗간'의 박소정(41) 대표는 100% 국내산 쌀로 만든 빵 가게를 열게 된 계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박 대표는 "제가 사실 빵을 정말 좋아하는데 밀가루를 잘 소화하지 못한다. 시중에 파는 빵들은 밀가루로 만들어졌고 쌀로 만든 빵이라고 해서 사 먹었던 것들도 쌀이 15%정도 밖에 들어가지 않은 빵이었다"며 "그런데 저 처럼 밀가루를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 사람도 주변에 꽤 많더라. 또 당뇨나 아토피를 앓고 계신 분들도 마음놓고 먹을 수 있는 빵이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주도민일보=송민경 기자] 지난 13일 오후 기자가 찾은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외계인방앗간에 손님들이 붐비고 있다.

지난 13일 기자가 찾은 '외계인방앗간'은 점심시간이 훨씬 지난 시간임에도 쌀과 현미 등 다양한 원재료로 만든 빵을 구매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손님들로 붐볐다.

박 대표는 "건강한 빵을 추구한다. 제주 당근 케이크, 통밤 식빵, 고구마 식빵에 들어가는 토핑들도 가공식품이 아닌 원재료를 사다가 직접 오븐에 구워 올린다. 마늘바게트에 들어가는 마늘 또한 직접 갈아 첨가하기 때문에 특유의 생마늘 향이 나서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곳 진열대는 '순쌀식빵', '현미식빵', 순쌀바게트' 등 계란, 버터, 우유 등 첨가물을 전혀 넣지않고 만든 빵이 주를 이뤘다.

박 대표는 "솔직히 밀가루와 다른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빵은 대부분의 손님들이 접해보지 않은 음식이라 그런지 처음 드셨을 땐 식감도 부드럽기보단 쫄깃한 느낌이고 단맛이 조금 부족하다고 느끼신다"며 "하지만 저희 빵을 한번 드셨던 분들이 그런 장점을 알아주시고 다시 찾아오셨을 때 정말 보람을 느끼게 된다"고 전했다.

[제주도민일보=송민경 기자]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외계인방앗간의 박소정 대표가 손님에게 직접 '순쌀식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 대표는 "가게를 오픈하고 얼마 안됐을 때 손님들의 컴플레인이 참 많았었다"며 "일반 빵집과 저희 빵집에서 함께 구매했던 빵을 집에서 똑같이 보관했는데 며칠 뒤 저희 가게의 빵에만 곰팡이가 피었다며 오래된 빵을 판 것이 아니냐고 항의 방문을 하신 분들이 꽤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시중에 파는 방부제가 많이 들어있는 빵을 구입해서 드셨던 분들은 방부제 없이 만든 저희 빵을 이해하지 못하셨던 것"이라며 "그 이후부터는 손님들에게 설명을 드리고 가급적 빨리 드시거나 그날 먹을 양 만큼만 조금만 사가시라고 권유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또 "저희는 빵을 드시는 분들의 건강을 생각하며 만드는 100% 수제빵이기 때문에 손이 많이가는 것이 사실"이라며 "밀가루 빵은 반죽을 한번에 해서 여러가지 종류의 빵을 만들지만 우리 가게의 빵은 종류별로 반죽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 빵의 종류가 80~100여 가지 정도 있는데 그날 그날 나오는 빵이 다르다"고 부연했다.

[제주도민일보=송민경 기자]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외계인방앗간의 박소정 대표가 손님에게 직접 쌀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많은 종류의 빵을 만들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데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래도 저희 빵을 한번 드시고 계속 찾아주시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그런 분들을 생각하면 하나도 힘들지 않다"며 "가게를 처음 오픈했을 때 지팡이를 짚고 찾아오셨던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가 계신데 현미빵을 한번 드시고는 2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일주일에 꼭 한 번은 오셔서 빵을 사가신다"며 웃었다.

끝으로 박 대표는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하듯이 건강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저희 '외계인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도록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조금씩, 느리게 매일 만들 것"이라며 "수익금의 일부를 어린이들을 위해 기부하고 있는데 건강하고 따뜻한 사회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고 전했다.

[제주도민일보=송민경 기자]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외계인방앗간 출입문 위에 '조금씩, 느리게 매일 만듭니다'라는 문구가 쓰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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