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식 전 올림픽 국가대표 마라토너.

올림픽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라톤은 과거엔 선택된 능력자들의 경기였다.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지닌 선수들의 대결 무대였다. 그러나 오늘날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대중적인 스포츠가 됐다.

달리기 좋은 계절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42.195km의 풀코스가 아니어도 5km, 10km, 하프 등 자신의 능력에 맞춰 뛸 수 있는 생활 속 마라톤대회가 늘어나고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일어난 마라톤 붐은 아직도 그 열기가 뜨겁다. 생활 스포츠로 마라톤을 즐기는 인구는 파악하기 어려울 만큼 많다.

오늘날 마라톤이 대중적인 스포츠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스포츠의 순수성에 있다. 오직 자신의 맨몸으로 목표점인 결승선을 향해 묵묵히 달리는 단순명료함이 가장 큰 매력이다.

마라톤은 전신운동으로 몸을 튼튼히 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강점이다. 심폐지구력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전신의 근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마라톤은 보기에는 단순해 보인다. 그저 열심히 끈기 있게 달리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만만한 운동이 아니다. 꾸준한 훈련과 뛰어난 심폐기능, 스피드, 지구력, 정신력 등 철저한 자기관리와 사전 준비가 없이 마라톤을 완주하기란 불가능하다.

실제로 마라톤 코스가 달려야 하는 거리가 정해져 있다 하더라도 30도가 넘는 고온부터 영하의 날씨, 평탄한 길부터 가파른 언덕에 이르기까지 대회마다 장소와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아무리 노련한 마라토너라도 그날의 컨디션과 코스, 날씨를 대비하지 않고서는 좋은 기록과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다.

마라톤의 핵심은 페이스 안배를 적절히 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전반에 체력을 아끼고 후반에 선두권으로 치고 나가거나 초반부터 선두권을 유지하며 레이스를 이어나가든지 페이스 안배가 승패를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보고 뛰어넘으려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지나친 경쟁심이나 승부욕보다는 즐긴다는 생각을 갖는 게 좋으며, 자신의 운동능력에 맞게 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아마추어 마라토너의 꿈인 서브스리(풀코스 42.195km를 3시간 이내 완주)에 너무 집착하는 선수가 많아 부상과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다른 운동은 어느 정도 기술을 익혀야만 그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데, 마라톤은 즐거움을 맛볼 줄 아는 게 바로 기술이다. 레이스 중에 앞서가는 선수를 추월하고 기록을 단축하는 재미도 있겠지만 부상 없이 안전하게 달리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충분한 준비운동과 꾸준한 연습을 통해 요령을 익힘으로써 자신만의 페이스를 찾고, 초보 선수라면 완주가 목표라는 생각으로 여유를 갖고 달리는 것이 필요하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이 지나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다가오는 3월 25일 평화! 희망! 세계로 달린다. 2018제주MBC국제평화마라톤 대회를 준비하며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달려보자.

전 올림픽 국가대표 마라토너, 제주MBC 스포츠해설가 김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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