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미투' 제주사례 줄줄이 폭로속 파문 갈수록 확산일로
졸업생, “재학생 연락 기피 대상, 술자리 여학생만 자주 불러”

미투운동.

지난해 2월 제주대학교를 졸업한 A씨(여)는 2013년 재학 당시 상황을 아직도 기억한다.

B학과에 재학중인 A씨는 C학과 수업을 듣기 위해 수강신청을 했고, 첫 수업시간에 D교수가 지목해 반장으로 선임됐다.

영문도 모른채 반장으로 선임된 A씨는 “알겠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D교수는 반장 A씨에게 지속적으로 개인적인 연락을 취했다.

A씨는 “교수가 어느날은 연구실로 놀러 오라고 했지만 왠지 기분이 이상해 다른 핑계를 대고 가지 않았다. 그렇게 놀러 오라는 적이 여러번 이었다”며 “근데 그 이후에도 해당 교수에게 한밤중 개인적인 연락이 오는가 하면 SNS로 대화를 걸어왔다”고 기억했다.

A씨는 “당시 내가 수업 반장이었던 만큼 교수가 학생들 연락처를 물어보는 경우가 종종 있을 때를 제외하곤 대꾸도 하지 않았다”며 “근데 이후에 단둘이 여행가자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A씨는 “그 이후 친구들과 선배들 말을 들었는데 해당 교수가 워낙 (그런 쪽으로)유명했던 사람이라고 들었다. 심지어 여학생들을 술자리에 자주 불렀고, 여학생들에게 술마시러 가자고 자주 권했다는 이야기가 파다했다. 그래서 선배들 사이에서는 (그 교수에게)연락오면 절대 받지 말라는 말이 자주 오갔다”며 “교수라는 직위를 가진 사람이 학생에게 그러면 안되는 건데 당시에는 무섭고 두려워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A씨는 “이번을 계기로 제주대학교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이 모두 해결 됐으면 좋겠다. 가해자는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응당한 죗값을 치루길 바란다”며 “학생들이 학교마저 안전하게 다니지 못한다면 도대체 우리 여성들은 어디에 발을 붙이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암담하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대 중앙운영위원회(총학생회, 단과대 학생회, 총여학생회, 총대의원회)는 1일 성명을 내고 “지성의 전당에서 교수가 학생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번지고 있다”며 “이는 강자가 약자에게, 힘있는 자가 힘없는 자에게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고 쾌락을 얻으려는 무책임하고 비열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대학본부와 교수회에 성추행 의혹 교수 전원을 즉각 수업에서 배제시킬 것과 현재 상황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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