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폭탄·분양시장·6월 지방선거까지 이야기 거리 가지각색
폭설로 인한 월동채소·하우스 피해 극심, 분양시장도 ‘쌩쌩’
현역 제주도의원 얼마나 살아남을까, 원 지사 거취도 ‘관심’

국지성 호우, 폭설 등 자연재해.

# “도대체 제주도에 얼마나 많은 눈이 내렸어?”

온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이번 설에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까?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가족들은 사상 유례없는 폭설로 홍역을 앓은 제주도가 이제는 예전 만큼 따뜻한 곳이 아니라는 평가와 함께 동계올림픽을 제주에 유치해도 될 것이란 ‘우스갯소리’도 나눌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올해 내린 폭설은 지난 2016년 내린 것에 비해 기간도 길고, 양도 많아졌다. 한라산에는 1미터가 넘는 ‘눈폭탄’이 쏟아져 적설량을 파악하기 힘들 정도였다.

더욱이 제주시 아라동을 비롯한 중산간 이상에도 폭설이 내려 도민들과 관광객들이 적지않은 불편을 겪기도 했다. 또한 장기간 내린 폭설로 인해 대중교통인 버스마저도 눈길에 미끄러져 출근길은 물론, 각종 낙상사고도 이어지면서 더 이상 제주도가 기후변화의 무풍지대가 아님을 실감케 하고 있다.

이같은 폭설로 제주를 대표하는 월동무와 같은 월동채소가 큰 피해를 입었다. 제주산 월동채소는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고, 겨울철 국민 밥상을 책임지는 대표 식재료라 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제주에 내린 폭설과 한파로 인해 내로라 하는 월동무가 얼어 속수무책으로 밭에 버려져야 했다.

감귤 하우스는 폭설을 견디지 못해 엿가락 처럼 구부러지고 말았고, 심지어 어지간해서 눈이 쌓이지 않는다는 해안가에도 내린 눈이 얼어 붙어 빙판길로 변해 도민과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 “분양시장도 제주 한파 처럼 찬바람 쌩쌩”

폭설과 한파와 마찬가지로 도내 건설경기도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제주날씨를 따라가듯 분양시장도 꽁꽁 얼어붙는 모양새로 치닫고 있다.

특히 이같은 분양시장 냉각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면서 제주지역 경제에도 커다란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1월말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따르면 지난 12월기준 도내 미분양 주택은 제주시 1002호, 서귀포시 269호 등 1271호다. 이는 불과 1년전인 2016년 12월 271호에 비해 1000호 늘어난 수치다.

실거주의 지표로 풀이되는 준공후 미분양은 530호로 41%를 차지, 전년 90호에 비해 6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내 곳곳에서는 아파트, 오피스텔, 타운하우스 등 공사가 멈추지 않고 있고, 미분양 주택에 포함되지 않은 소규모 빌라와 다세대 주택 등이 더 많은 점을 감안하면 미분양 물량은 엄청날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분양신고만 의무사항이고, 분양여부는 신고사항이 아니어서 각 분야의 정확한 파악은 힘들지만, 건설업계에선 50% 분양도 힘들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년 넘게 분양을 이어가고 있는 제주시내권 대규모 오피스텔들은 분양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다 최근에야 어느 정도의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외곽지 타운하우스는 소위 모델하우스에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공동주택 분양도 분위기는 별반 다르지 않다. 제주도내 곳곳에 분양 현수막을 내걸고 있지만 분양사무실을 찾는 발길이 거의 없는 곳이 적지않아 업계 관계자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왼쪽상단 Z순서) 원희룡, 김우남, 문대림, 박희수, 김방훈, 장성철, 강기탁, 고은영.

# “뭐니 뭐니 해도 선거 이야기가 제일”

여러 이야기 거리에도 불구하고 “이번 제주도지사 선거에는 누구를 찍어야 하나”가 세간에 가장 많이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원희룡 제주도지사 거취를 두고 많은 도민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 도지사 출마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당적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모양새다. 원 지사는 설 지나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합당해 태어난 ‘바른미래당’에 남을지, 아니면 무소속으로 출마할 지 아직까지 시계제로여서 궁금증울 키우고 있다.

이와 함께 원희룡 지사와 함께하다 도정을 떠나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김방훈 제주도당 위원장도 도지사 출마를 공식화 하면서 보수진영 판세가 어떻게 짜여질 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경선도 흥미진진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김우남 도당 위원장과 문대림 청와대 전 비서관이 ‘용호상박’급 당내 경선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누가 더 많은 세력을 과시하게 될지도 관전포인트다.

서귀포에서 불어 올라가는 젊은 패기를 담은 ’훈풍’일지, 제주시에서 내려 부는 ‘관록’ 일지가 최대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통합돼 태어난 ‘바른미래당’에 원희룡 지사가 잔류하지 않게 되면 장성철 국민의당 제주도당 위원장도 도지사 출마를 고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진보정당으로는 유일하게 고은영 제주녹색당 운영위원장이 ‘녹색’ 가치를 내걸고 오는 6월 열리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에 출사표를 던졌다.

고 후보는 녹색당 기치와 지향점에 맞게 제주도 색채를 담은 “특별한 자치와 공생의 가치로 제주답게”라는 10대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녹색당이 가장 첫 번째로 내건 공약은 제주 역사와 특별자치도 방향을 바로 세우기 위한 약속이다.

제주녹색당은 제주특별법을 제주특별자치도의 보존과 지역의 행복추구, 자치권 강화를 골격으로 개정하고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를 해체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풀뿌리 민주주의 기초를 세우기 위한 공약으로 읍면동장을 직선제로 선출하고 읍면동에 예산편성권 등 실질적 자치 권한을 부여해 풀뿌리 자치가 가능하도로 하자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와 함께 지역구 도의원들이 얼마나 바뀔지도 관심거리다. 지역구, 비례대표, 교육의원 등 총41명으로 구성된 제주도의회에 오는 6월13일 이후 얼마나 많은 현역의원들이 다시 살아서 의회 입성에 성공하게 될지도 도민들 손에 달려 있다.

현재 제주도의회는 더불어민주당16명(비례대표 3명), 자유한국당 12명(비례대표 4명), 바른정당 5명, 교육의원 5명, 무소속 2명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공석인 제1선거구(일도1, 이도1, 건입동)는 고 신관홍 전 의원 지역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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