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논단]
제주지역에 몰아닥친 폭설과 한파로 도민사회 희비 교차속
하루 벌어 하루살이 일용근로 어려움 가중 “배려와 온정을”

제주에는 최근 내린 폭설로 다양한 모습들이 연출되고 있다.

제주지역에 연 이어지는 대설과 폭설이 한파와 함께 우리 곁을 몰아치면서 어느 한쪽에선 표정을 관리하고 있고, 또다른 한쪽에선 이른바 ‘밥줄’을 걱정해야만 하는 형국을 초래하면서 극명한 희비를 낳고 있다.

올들어 제주지역에는 여느 해보다 많은 눈을 쏟아붓고 있다.

7일 오후 이후엔 약간의 눈이 예보돼 눈이 잦아들 것이란 예보와는 달리 8일 오전 갑작스럽게, 그것도 출근시간대에 맞춰 대설주의보가 내려지면서 제주공항은 이날 오전 활주로가 폐쇄됐었다.

때문에 제주로 오려던 3만명과 제주를 빠져나가려던 2만8000명 가량이 항공편 결항과 지연으로 적잖은 불편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제주도내 곳곳 도로에는 내린 눈으로 차량들이 미끄러지면서 속수무책으로 충돌하는 사고도 속출했다. 심지어 제주시청 인근 일명 ‘물통’ 언덕 3가로에선 버스와 승용차량이 미끄러지면서 12중 출동하는 사고도 일어났다.

특히 이 사고는 세곳의 지점에서 촬영된 동영상이 이날 오전 시간대에 급속하게 번지면서 제주도민들 사이에서 가장 큰 화두거리로 회자되기도 했다.

심지어 연 이어지는 눈으로 스키를 타고 출근하는 진풍경이 빚어질 정도로, 최근 제주사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물론 눈은 어느 정도 올 수 있고, 와야만 하는 게 계절의 이치이긴 하다.

속절없이 내리는 눈을 같이 바라보면서도 어떤 이들은 오히려 쾌재를 만난듯 표정관리를 하는 경우도 있다.

평상시보다 두배가 넘는 가격이어도 판매할 물량이 없어 고민하는 체인 판매업계가 그렇고, 유난히 추운 한파로 많은 고객들이 찾고 있는 아웃도어 매장들도 어느 때보다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런 호재를 만난 이들과는 달리 몰아친 대설과 폭설, 그리고 한파 보다 더 세찬 찬바람을 견뎌내야만 하는 이웃들이 우리 곁에는 있을 수밖에 없다.

일반 직장인이라면 그렇다 치더라도, 인력회사 등을 통해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는 일용근로자를 비롯해 도내 곳곳의 공사 현장이나 농삿일 등에 나서 일거리를 찾아다니는 인부들인 경우 눈 날씨가 결코 달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하루 일을 못하면 그만큼 생계를 꾸리는데 어려울 수 밖에 없고, 연이어진 눈날씨로 요즘들어선 열흘, 아니 보름 가까이 일을 하지 못하다보니 주머니가 빌 수 밖에 즈려 짐작해도 무방할 듯 싶다.

폭설로 월동무 냉해 피해와 시설하우스가 무너져 농작물에 막대한 피해를 입은 농민들 외에도 우리 사회 곳곳에는 아직도 어려운 이웃들이 적지않다.

더욱이 설명절을 코 앞에 두고 있는 시점이어서 어려운 이웃들의 고민은 이래저래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이런 이웃들을 감싸안을 수 있는 건 바로 우리들의 남다른 관심과 배려일 수 밖에 없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설명절을 앞두고 우리 제주도민들의 따뜻한 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연례적으로 전달하는 성수품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 주변 어려운 이웃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찾아, 이를 채워줄 수 있는 온정이 넘치는 제주사회의 설명절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불어 문재인 정부들어 일자리 정책을 최우선으로 하고는 있으나 아직 우리 사회에는 취업이 안돼 전전긍긍하는 젊은 세대들이 수두룩하다. 취업비리를 접하면서 가슴에 피멍이 들고 있는 젊은이들에게도 다시한번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따스한 격려를 보내주는 설명절이 됐으면 한다.

[제주도민일보 자료사진] 지난 4일 오후 8시쯤 제주시 연동 연북로 일대에 많은 눈이 내린 가운데 시민들이 조심스런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최근 궂은 날씨로 인해 작업이 중단된 제주시 한 건물 공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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