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원들, “영양사가 폭언·폭력 행사 심각한 수준”
해당 영양사, “업무지시 무시 언성 높여, 사실아냐”

제주의료원.

제주의료원 영양사로 근무중인 한국노총 공공연맹 제주의료원 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이 조리원들에게 폭언과 폭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잡음이 일고 있다.

한국노총공공연맹 제주의료원 노동조합 측은 민주노총 제주의료원분회장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예정이어서 논란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의료계 관계자들 말을 종합하면 한국노총 간부인 제주의료원 소속 한 영양사는 조리원들에게 일상적으로 폭언과 폭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조리원들은 제주의료원장에게 이른바 ‘갑질’ 가해자를 즉각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영양사는 모든 사실을 부인하며 “소설에 불과하다”고 일축하고 있다. 특히 이 영양사는 "영양사와 조리사 갈등이 아닌 한국노총과 민주노총간의 갈등"이라고 선을 그으며 제주의료원 내부에 대자보를 붙여 명예를 훼손했다며 금주중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어서 양대 노동조합 전체의 갈등으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논란은 쉽게 가라 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의료원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일 의료원 내에서 한국노총 제주지역본부 노조 간부를 맡고 있는 영양사 강모씨가 구내식당 조리원들에게 “미친 것들”이라는 폭언을 행사했다. 그러면서 강씨는 근무분담표를 찢어 던지기까지 했다는 것이 내부 관계자들 설명이다.

내부 관계자들은 강씨의 폭언과 폭력, 인권침해가 이번뿐이 아니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내부 관계자는 “올해 초 한 조리원이 사직했는데 사직 이유에 ‘영양사가 인민재판 하듯 인권을 무시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강씨는 그만둔 조리원이 이직대상병원 영양사에게 허위사실을 유포해 취업까지 하지 못하게 여론을 조장했다”며 “결국 올해 그만둔 조리원은 그 병원에 취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주의료원 측은 해당 사건을 쉬쉬하거나 덮으려고 한다는 것이 조리원들의 주장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 초 그만둔 조리원이 이 같은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했더니 사직이유를 수정하라고 종용했다”며 “심지어 조리원들은 영양사가 무서워서 꼼짝도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해당 영양사에게 폭언을 당한 조리원 A씨는 불면증과 가슴통증, 분노감을 느끼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고 그만둘 것을 고민하고 있다.

제주의료원 내부 관계자는 “지난주에 공식적으로 제주의료원 측에 문서를 보내 대책을 요구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공식 대답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의료원 내부에서는 가해자를 즉각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다른 내부 관계자는 “가해자를 즉각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중징계 해야 한다”며 “다시는 이런 인권침해와 폭언, 폭력 등이 발붙이지 못하게 폭력 없는 공공병원 조직 문화 개선을 위해서도 일벌백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 같이 치닫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19일 성명을 내고 한국노총이 피해자들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해당 영양사는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하며 “당시 조리원분들께서 업무지시를 받지 않고 무시해 ‘화가 나서 미치겠다’라고 혼잣말을 한 것이 전부다. 그 분들이 주장하는 근무분담표를 찢어서 던진것은 사실이 아니”라며 “조리장 특성상 소음이 심해 언성을 높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분들 주장은 소설에 불과하다”고 모든 의혹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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