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다수당인데도 자당 소속 외에 1명 추가 참패
과욕이 부른 협상력 부족…민심 끌어안는데 한계 노출 지적

11일 오후 4시 제주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56회 제주도의회 6차 본회의에서 바른정당 소속인 고충홍 의장이 선출됐다.

제주도의회 의원들의 자율 투표로 이뤄진 신임 도의회 의장 선출 투표는 불과 3표가 희비를 갈랐다.

특히 신임 의장 몫은 다수당인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바른정당 소속인 고충홍 의원이 선출돼 성품이나 그동안의 행보를 볼때 무난한 의회 운영을 예고하고 있다.

제주도의회는 그동안 각 정당간 협의를 통해 미리 의장을 내정하는 관례를 유지해왔으나 이번 신임 의장 선출과 관련해선, 서로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자율투표가 이뤄졌다.

11일 오후 4시에 열린 의장 선출을 위한 제주도의회 본회의에서 투표를 진행한 결과, 바른정당 소속 손유원 의원과 고충홍 의원, 더불어민주당 소속 현우범 의원은 투표에 참가하지 않은 가운데 고충홍 의원이 신임 의장으로 뽑혔다.

투표에 참여한 37명중 20명이 바른정당 소속인 고충홍 의원을 선택했다. 나머지 17명중 1명은 기권, 나머지 16명만 더불어민주당 현우범 의원에게 표를 던졌다.

도의회 원 구도로 볼때 더불어민주당은 16명, 바른정당 12명, 자유한국당 5명, 무소속 2명, 교육의원 5명인 점을 감안할 때 기묘한 기류가 흐른 분위기로 분석되고 있다.

11일 오후 4시 제주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56회 제주도의회 6차 본회의에서 바른정당 소속인 고충홍 의장이 선출됐다. 사진은 투표 모습.

바른정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서로 자신들이 속한 당을 내세워 입장을 굽히지 않아온 만큼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모두 현우범 의원을 선택했다면, 무소속 2명의 의원과 교육의원 5명중 단 1명만이 더불어민주당 현우범 의원을 선택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은 16명으로, 현우범 의원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만큼 쉽게 이를 알아볼 수 있는 상황이어서다.

제주도의회 의원들의 민심은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바른정당 소속인 고충홍 의원으로 쏠린 셈이다.

무소속 의원 2중명 1명 또는 2명 모두, 그리고 교육의원 5명 중 4명 또는 5명 모두 더불어민주당 쪽에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것으로, 더불어민주당이 도의회내에서 민심을 잃어도 단단히 잃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은 그동안 다수당인 점을 강조해왔는데도, 이번 의장 선출과정에서 참패를 맛본 것이나 다름없다. 협상력 부족 또는 도의회내 민심을 끌어안는데 참패한 것으로 체면을 구기는 것은 물론 치명타를 입을 수 밖에 없게 됐다.

당초 의원들 내부에선 “두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그 누구도 판세를 관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기권 1표 정도가 나오고, 최종 투표결과는 1~2표 차이로 판가름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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