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내 미용실 곳곳, 수험표 지참시 염색·파마 할인 광고
고3 담임 "교칙 위반 학생들 늘어 면학 분위기 흐릴까 우려"

[제주도민일보=송민경 기자] 지난 8일 오후에 찾은 제주시내 한 미용실 앞에는 수능 수험표를 갖고 온 수험생에 한해 염색과 파마 비용을 할인해 준다는 광고가 걸려 있다.

2018학년도 수능시험이 끝나고 학업 압박에서 벗어난 수험생들의 교칙 위반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학교마다 면학 분위기를 흐리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주도내 대부분의 학교에서 교칙으로 금지하고 있는 염색과 파마, 교복 변형 등 학생들의 교칙 위반 행위는 각양각색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8일 오후에 찾은 제주시내 한 미용실 앞에는 수능 수험표를 갖고 온 수험생에 한해 염색과 파마 비용을 할인해 준다는 광고가 걸려 있었다.

[제주도민일보=송민경 기자] 지난 8일 오후에 찾은 제주시내 한 미용실 앞에는 수능 수험표를 갖고 온 수험생에 한해 염색과 파마 비용을 할인해 준다는 광고가 걸려 있다.

미용실 안에는 교복을 입은 학생 여러 명이 염색이나 파마를 하거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미용실에서 머리 전체를 밝은 갈색으로 염색한 고3 김모 양은 "학교를 다니는 내내 염색이나 파마를 정말 하고 싶었다"며 "수능이 끝나고 나니까 이제 선생님들도 좀 봐주는 분위기라 친구들과 함께 머리를 하러왔다"고 말했다.

김모 양과 함께 미용실을 찾아 파마와 염색을 모두 한 고3 윤모 양은 "수능이 끝나기 전에는 꿈도 못꿨던 일이었다"며 "시험이 다 끝나고 나니 부모님도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미용실 관계자는 "수능이 끝난 당일부터 수험표를 지참한 수험생들이 꾸준히 많이 찾아온다"며 "대부분 염색이나 파마를 주로 하는데 가끔 정말 밝은 탈색을 원하는 학생들이 있어서 선생님께 혼나지 않겠느냐고 한 번 더 물어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도내 한 고교 하굣길에는 머리를 노랗게 염색하거나 파마를 한 학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 학교에서 고3 담임을 맡고 있는 한 교사는 "수능이 끝나고 학생들이 긴장감이 풀려서 그런지 교칙상 금지된 염색이나 파마, 심지어 화장까지 하고 등교하는 학생들이 부쩍 늘었다"며 "머리 뿐만 아니라 교복을 줄이거나 지각을 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 교사는 "고3 학생들의 학급 분위기가 많이 어수선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런 고3 학생들을 보며 1학년과 2학년 학생들이 혹여나 따라 할까봐 고3 학생들에게 조금만 참아달라고 부탁하기도 해봤지만 소용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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