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과 순익 등 수백억 연속 흑자행진속 '제주 홀대론' 비등
"뿌리 흔들리면 생존 자체도 장담 못하는 건 불변의 진리" 지적

제주항공.

제주항공이 최근 연속 영업실적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는 홍보를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으나, 당초 설립취지를 들여다보면 "주객이 전도된 것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름만 보더라도 ‘제주’를 모태로 탄생했고, 이를 기반으로 성장한 지역 항공사임에도 흑자행진만 있고, 제주지역 항공사로 보기엔 궁색하기 짝이 없는 형국이어서다.

애경그룹 계열의 제주항공은 지난 7일 2017년 3분기 영업실적을 공시했다. 이를 공시하면서 제주항공은 보도자료 등을 통해 '추석없는 3분기에 또 역대급∼13분기 연속 흑자'를 보였고, 분기실적만 하더라도 매출 2666억원으로 20.3%, 영업이익 404억원으로 5.9%, 순익도 321억원으로 12.7%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누적실적도 매출 7348억원으로 31.9%, 영업이익 839억원으로 54.1%, 순익은 642억원으로 42.4%증가했다고 홍보했다.

이같은 실적에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도 강한 내국인 출국 수요를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갔고, 수요를 감안한 공격적인 선제적 기단 확대와 기민한 노선전략이 주요했다는 분석까지 제주항공은 내놨다.

그러나 이같은 제주항공의 실적과 홍보에도 제주도민들은 쓴웃음을 내보이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다름아닌 제주항공이 내세우고 있는 만큼이나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있는지에서부터 제주항공이 벌이고 있는 일련의 행보가 과연 제주항공이 제주를 모토로 하고 있는 게 맞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선 제주도민들은 일방적인 제주항공의 제주기점 요금 인상을 들고 있다.

지난 3월 제주항공은 제주기점 국내선 운임을 최대 11.1% 인상했다. 사전에 제주도와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운임을 올려 결국 법의 심판대에 올랐다.

항공요금을 어느 정도 인상했는지 여부를 떠나 제주도와 제주항공은 이미 ‘제주에어 사업 추진 및 운영에 관한 협약서'를 체결, 항공요금을 변경할 때는 도와 협의한 후 시행하도록 합의했으나 제주항공이 이를 무시하고 요금을 인상했기 때문이다.

결국 제주도는 협의하지 않은 요금 인상과 관련, 법원에 항공요금 인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1심에선 제주항공의 손을 들어줬으나, 지난 11월1일 광주고법 제주 민사1부(재판장 이재권)는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제주도가 신청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 판결로 제주항공은 인상 전 요금 수준으로 요금을 내리거나, 현행 요금을 유지할 경우 제주도에 1일당 1000만원을 지급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제주항공의 제주도에 대한 상생 외면은 이번 요금 인상 뿐만이 아니다. 지역사회 공헌도에선 “제주를 태생으로 하고 제주의 지역항공사인 지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물론 제주도내 학생들에 대한 지원과 행사 등에 참여하는 등 일부 참여하거나 진행되고는 있으나 제주도민들 입장에선 보면 극히 미약한 수준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

제주항공 예약센터.

올해초 일방적으로 폐쇄하려다가 비판을 받았던 제주 콜센터만 하더라도 빼놓을 수 없는 사안중 하나로 도민들은 지적하고 있다.

제주 콜센터 폐쇄와 함께 해고되는 직원들이 대부분 제주도민들이라는 점을 감안하지 않고 내린 결정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제주 도민사회와 공직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제주 콜센터 폐쇄가 취소는 됐지만, 아직까지도 잡음은 일고 있다.

항공사 이름과 걸맞지 않게 제주항공의 제주발 국제선 항공편이 전무하다시피 한 것도 가장 큰 문제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제주도는 외국관광객 유치 활성화를 위해 제주발 국제선 평균 탑승률이 저조할 경우 일정 금액을 항공사에 보조해주기로 하고,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을 지원 대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제주항공은 제주발 국제선을 띄우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특히 이같은 제주항공의 결정은 사드 보복으로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급감하는 시점이어서 더 큰 문제로 비쳐졌다. 오히려 다른 일부 저비용항공사들이 제주발 부정기를 띄우면서 관광객 유치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지만 ‘제주’라는 이름을 단 제주항공은 일부를 제외하곤 사실상 이를 외면했다.

2005년 출범한 제주항공은 당시 창립 모토로, 제주도민과 제주 관광객의 편의를 위한다고 내세웠다.

인지도도 약할 수 밖에 없었고, 특정 거점이 없어 항공 수요가 나름 풍부했던 제주도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었던 데다, 특히 ‘제주’라는 브랜드는 국내 항공업계에 정착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고 해도 제주항공은 부인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최근 제주항공의 영업실적 연속 흑자행진과 맞물려 제주도민들은 제주항공이 제주를 태생으로 한 항공사는 맞는 것인 지, 제주를 위한 어떤 역할을 해오고 있는 지 의문을 제기하는 등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제주도민 일각에선 “제주항공이 제주도민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국내 대표 저비용 항공사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사실은 완전히 잊어버린 듯하다”며 “지금 당장은 성장과 성공을 이어가고 있다고 하더라도, 뿌리가 흔들리게 되면 그 나무는 결국 생존 자체를 장담할 수 없게 되고 말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일본과 필리핀 등 부정기 노선을 띄우고 있고, 항공요금도 예전으로 돌려놓은 상태"라며 "도민할인도 20%로 제일 크고 다른 항공사오 비교해 2배 해주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제주항공이 서른번째 항공기 도입을 기념해 사진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주항공.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