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현장농민은 “수확시기 비 내리면 일정 차질”
하우스 감귤농민 “물부족 생육·품질에 큰 문제”
농민들 “농업용 지하수 관정 일시적 허용 필요”

[제주도민일보] 남원읍 한 감귤 하우스.

때 아닌 가뭄으로 제주지역 농업용수 공급에 큰 차질을 빚고 있어 감귤 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농민들은 일시적으로나마 안정적인 농업용 물 확보를 위해 농업용수 통합 광역화 사업이 마무리되기 전까지라도 농업용 지하수 관정을 허가해 줘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더욱이 행정당국이 고품질 감귤 생산을 정책방향으로 잡으면서 하우스 시설이 늘어나, 물부족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는 만큼 대책을 마련해 줄것을 요청하고 있다. 

제주지역 감귤 농사를 짓는 농민들 말을 종합하면 농업용수 부족으로 애를 태우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마늘 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지금은 마늘을 수확하는 시기라서 비가 내리면 안된다”라는 입장이다.

일단 감귤 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현재 하우스 한라봉 등에 물이 필요할 시기라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 물을 대지 않으면 생육이 원활하지 않고 비대해지는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서귀포시 한 농민은 “현재 하우스 감귤은 물이 필요한 시기가 맞다.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이 지역에서도 농업용수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하우스에는 빗물을 탱크에 모으게끔 돼 있지만, 오늘 내릴 비로는 턱도 없다. 뭔가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지하수 관정을 마구잡이로 뚫는 것도 아닌 것 같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남원읍 농민들은 관정을 뚫어 폐공을 하더라도 매년 반복되는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모 씨는 “하우스 옆에 마련된 물탱크 또는 물 저장시설에 농업용수를 밤새 틀어두고 있지만 절반도 차지 않는다”며 “물은 농사짓는데 반드시 필요하지만 정작 물이 없어서 농사짓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농업용 관정을 추가로 뚫어서 나중에 폐공 하더라도, 광역화 사업이 마무리 될 때까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 아니냐”며 “그래야 농사를 지을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또 다른 농민 김모씨도 “하우스 재배에서 비를 가리는 것도 목적이 있지만 수분을 정기적으로 공급하려는 목적도 있다. 즉 수분과 온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물이 부족하다면 과실 비대기에 수분 부족으로 비대에 문제가 생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농업용수는 마을 수리계에 맡긴 상황에서 시설도 부족하고 아래지역에서 물을 다 뽑아쓰면 일부지역은 물이 나오지 않는다”며 “농업용 지하수는 허용이 안되는 상황에서 농업용수 광역화까지 기다리는 것은 가뭄시에는 농사를 짓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특히 행정당국이 고품질 감귤 생산을 목표로 정책방향을 선회하면서 최근 하우스 시설이 부쩍 늘어남에 따라 농업용수 부족은 심각한 상황이다. 하우스시설이 늘어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물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행정당국이 마련해야 한다”며 “오늘 밤부터 낼 새벽까지 비가 온다지만 앞으로 비 예보가 당분간 없어 물 부족으로 인한 시설재배는 정말 어렵다. 따라서 농업용수 공급을 위한 시설확충을 먼저해주고 관정도 늘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대정읍에서 마늘 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물부족 문제가 다른 나라 이야기다.

한 농민은 “현재까지 물 부족 문제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지금은 가물어야 할 시기다. 그래야 마늘을 수확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비가 내리면 마늘 수확 시기가 늦어질 뿐만 아니라 품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민일보] 23일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한 마늘밭에서 마늘을 수확하고 있는 모습.
[제주도민일보] 23일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한 마늘밭에서 마늘을 수확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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