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들여 2010년 최대 규모로 저류지 조성 불구
복개지 주변 ‘나리’때 상황 재연 차량 70~80대 피해

5일 새벽 제18호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제주시 용담1동 태풍피해 모습.

[제주도민일보=이기봉 기자] 태풍과 폭우 등으로 인한 하천 범람을 막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들여 건립한 대규모 한천 저류지에도 불구 하천 범람을 막는데는 역부족이었다.

태풍 영향으로 물폭탄이 쏟아진 4일과 5일 새벽 한천 복개지일대에 주차했던 차량들이 넘쳐나는 빗물에 휩쓸려 태풍 ‘나리’때와 비슷한 상황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지난 2010년 한천 1저류지와 2저류지를 준공했다. 1저류지 용량은 72만9000여톤, 2저류지는 17만톤 규모로 이를 모두 합하면 처리용량이 89만6000톤에 이른다.

저류지는 폭우 등에 따른 하천 범람을 막기위해 조성됐다.

제18호 태풍 ‘차바’가 제주에 몰고온 강우량은 4일 자정부터 5일 아침 7시까지 제주 172.2mm, 용강 385.0mm였다.

이 같은 폭우에 한천 저류지가 가동됐음은 물론이었지만 한천 범람으로 인한 피해는 어김없이 발생했다.

엉키고 섥혀 찌끄러지고 뒤덮인 차량만 대략 70~80대.

5일 새벽 제18호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제주시 용담1동 태풍피해 모습.

지난 2007년 태풍 ‘나리’때 쏟아진 폭우로 복개지에 주차했던 차량들이 입었던 피해를 그대로 연출하는 모습을 보였다.

태풍 ‘나리’때는 산지천과 한천, 병문천 등에 주차했던 차량들이 대규모로 휩쓸려 뒤엉키고 동서한두기 쓸려간 차량만 모두 2000여대에 이르기도 했다.

당시 산지천과 한천, 병문천 등에서 발생했던 차량 피해 규모만큼은 아니지만 이번 태풍 ‘차바’와 함께 쏟아진 폭우는 역시 70~80대의 차량에 피해를 입힌 것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내 최대 규모의 한천 저류지가 과연 제구실을 해 냈는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5일 새벽 제18호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제주시 용담1동 태풍피해 모습.

5일 오전 용담2동 소재 한천 복개지 차량피해를 목격한 한 도민은 “예전 태풍 ‘나리’때 만큼은 아니지만 그 당시와 비슷한 상황을 재연한 모습이었다”며 “저류지가 용량을 넘어섰든지, 아니면 복개로 인한 물 흐름을 막아 피해를 키운 것인지 정확한 원인 분석이 필요한 것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도민은 “주차문제 등도 물론 있겠지만, 폭우 등에 따른 물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도 하천 복원 등 검토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편 지난 2007년 태풍 ‘나리’가 몰고 온 폭우로 차량 2174대가 침수돼 그해 발생한 피해액만 68억4000만원에 이르렀었다.

5일 새벽 제18호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제주시 용담1동 태풍피해 모습.
5일 제18호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후 남겨진 제주시 용담1동 태풍 피해 차량들.
5일 제18호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후 남겨진 제주시 용담1동 태풍 피해 차량들.
5일 제18호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후 남겨진 제주시 용담1동 태풍 피해 차량들.
5일 제18호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후 남겨진 제주시 용담1동 태풍 피해 차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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