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검사·결정기관 JTP, 2년전 LG생건과 업무협약 체결
제주제품·브랜드개발-정보·자료 공유 등 협약서에 명시
인증 14개 중 10개 LG생건…경쟁사는 인증제품 없어

[제주도민일보=허성찬 기자] 날이 갈수록 커져가는 코스메틱 시장에서 ‘청정’ 제주 브랜드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제주화장품 인증제도가 특정업체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제주에 따르면 현재 제주화장품 인증을 받은 제품은 4개업체·14개 제품.

업체별로는 LG생건의 ‘비욘도 피토모이스처시’ 라인 6종, 더페이스샵의 ‘제주화산토 모공’ 라인 4종, 유씨엘㈜와의 ‘아꼬제 화이트닝’ 라인 3종, 미라클코스메틱의 ‘뽀얀민 마스크팩’ 1종 등이다.

이를 놓고 일부에서는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화장품 인증마크를 받기 위해서는 ▲제주산 원료(10%) 및 원물(5%) 사용 ▲제주소재지에서 생산 ▲폴리염화비닐, 폴리스티렌폼 용기 및 포장재 사용 금지 등의 기준을 지켜야 한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제주산 원료(10%)의 사용.

업체 관계자들에 의하면 정제수를 제외한 총 함량의 10%를 특정 성분으로 채우는 것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더욱이 10개 제품을 인증받은 LG생건(계열사 더페이스샵 포함)의 경우 성분검사 및 인증결정 기관인 제주테크노파크(JTP)와 화장품 산업 및 브랜드 육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중인 상태다.

2014년 11월 체결된 각서를 보면 JTP와 LG생건은 ▲제주를 컨셉으로 하는 신규 브랜드 및 제품 개발 ▲각 당사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제반기술을 이용한 원료 및 제품개발 ▲본건 사업을 위한 역량과 자원의 공유 ▲본건 사업 관련 최신정보 및 자료 등의 공유에 상호 협력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화장품 인증을 받은 10개 제품 가운데 8개 제품은 기획 초기부터 화장품 인증을 염두에 두고 성분함량을 맞췄으며, 나머지 2개 제품은 기존 제품으로 함량 미달이었지만 인증제도에 맞춰 함량을 끌어올렸다.

경쟁사이자 제주 브랜드를 앞세웠던 이니스프리는 아직 인증제품이 없으며, 올 하반기 출시되는 제품부터 인증 기준을 맞춘다는 전략이다.

제주라는 브랜드 자체에 대한 법적 강제력이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제주 화장품 인증제도가 소비자들, 특히 중국 소비자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제주는 중국인들에게 있어 좋아하는 명품 42종에 선정될 정도로 인기 브랜드이며, 제주를 앞세운 이니스프리가 중국시장의 성장을 바탕으로 1위인 더페이스샵을 압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 관계자는 “화장품인증제도를 만들기 전에 LG생건 및 아모레피시픽 기술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받은 상황이고 작년 11~12월 수차례 기업설명회를 가졌다”며 “LG생건이 가장 관심을 가지기는 했지만 특정 업체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던 부분이 아니다”며 일축했다.

또 이 관계자는 “제주화장품 인증제도가 제주산 원료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소비자의 신뢰, 친환경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한 부분이 합쳐져서 나온 결과물”이라며 “청정 제주 브랜드를 지키는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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