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1200여척 어선 제주 남부해상 시커멓게 뒤덮어
송악산~제주해군기지 해상까지 10여㎞ 코앞에서 확인가능
엄청난 선단 규모에 위협감 느껴져… 해경 대형함정 투입

▲[제주도민일보=김명선 기자] 제주남부 해상을 시커멓게 뒤덮은 중국어선. 

[제주도민일보=김명선 기자] 32년만에 몰아친 최강 한파로 제주섬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역사상 최대규모인 1200여척의 중국어선이 제주 남부해상을 시커멓게 뒤덮는 진풍경을 연출됐다.

이같은 모습이 흡사 '적벽대전'이란 영화속에서 100만대군을 태운 조조의 함대와 비슷한듯 보인다.

중국어선들이 위치한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항 주변 해상은 우리나라가 외국선박의 피항지로 지정한 해상이다.

이곳 해상에서는 지난 2012년 태풍 볼라벤이 내습할 당시에도 중국어선이 피항을 왔다가, 2척이 좌초되면서 중국인 선원 15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었다.

서귀포해경에 따르면 중국어선들이 이 해상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8~19일 어간부터였다.

▲ [제주도민일보=김명선 기자] 제주남부해상을 시커멓게 뒤덮은 중국어선.

우리나라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중심으로 조업을 하던 중국어선들이 중국에 몰아닥친 최악의 한파와 기상악화를 피해 자국으로의 피항이 아닌 제주로 향한 것이다.

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발효됐던 지난 23일까지 1200여척의 중국어선이 제주 남부해상에 닻을 내리고 정박하면서 절정에 달했다. 이같은 규모는 역대 최대라는게 해경의 판단이다.

한 해양경찰관은 "과거 10여년전 이전에는 2000~3000척의 중국어선이 제주로 피항을 온적도 있었다"며 "하지만 당시 중국어선의 크기가 척당 15~30톤 정도였는데, 최근에 건조되는 어선들은 100~200톤에 달해 '톤'수로 따지고 보면 이번이 '역사상 최대규모'인 듯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해양경찰관은 "이렇게 많은 중국어선을 한꺼번에 본적은 없었다"며 "제주에 근무하면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또다시 이런 광경을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면서 해양경찰관들도 중국 선단의 규모에 혀를 내두를 정도"라고 귀뜸했다.

특히 광대한 규모의 중국어선이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에서 제주해군기지가 있는 서귀포시 강정동 인근 해상까지 약 10여㎞ 걸쳐 위치하면서 이를 목격한 도민들이 위협감을 느끼고 있다.

제주도민 상당수가 중국어선에 대한 인식은 그다지 좋지 않다. 제주해상 인근 배타적경제수역(EEZ)을 넘나들어 불법조업을 일삼으면서 어족자원을 고갈시키는 것으로도 모자라 단속에 나서면 극렬하게 저항해 제주의 해양경찰관이 부상을 당한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제주도민일보=김명선 기자] 제주남부해상을 시커멓게 뒤덮은 중국어선. 

실제 지난 2011년 제주시 추자도 북서쪽 12㎞ 해상에서 제주해경 경비정(1500t)이 선원 18명을 태운 불법조업 중국어선 A호를 나포해 제주항으로 압송하는 과정에서 25척의 중국어선이 집단으로 몰려와 저항하면서 해경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또 서해에서도 중국어선 단속에 나섰던 우리 해양경찰관이 목숨을 잃은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해경에게도 위협적으로 맞서는 중국어선들의 규모가 이번에 드러난 것이다.

서귀포시 중문동에 거주하는 신모(26, 여)씨는 "가까운 해안가 주변에 엄청난 수의 중국어선이 마치 제주바다를 점령한 것처럼 느껴져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호텔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다른 지방에서 오신 관광객들도 중국어선들의 규모를 보고 다들 놀라 하신다"고 말했다.

이에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는 중국어선의 무법, 무질서에 대응하기 위해 3000톤급 경비함정 등 투입해 만일에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측 어선들의 세력이 광대하다는 사실이 드러난 상황에서 국내에서는 두번째로 건조되는 5000톤급 경비함정이 불법조업 중국어선의 효율적인 단속과 이어도 경비업무를 수행을 위해 오는 4월에 제주에 배치할 계획이지만, 전용부두가 없어 제주해군기지에 더부살이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애초 해경은 5000톤급 경비함정의 취역에 맞춰 서귀포시 화순항에 해경전용부두를 건설할 계획이었지만, 지역주민의 반대와 해군기지 공사를 맡은 업체의 연장사용으로 2017년도에나 완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평현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장은 "중국어선의 불법행위를 엄단하기 위해 3000톤급 경비함정을 포함, 4척을 상시 상주시키고 있다. 제주해상에서의 질서유지를 위해 어선을 대상으로 계도 및 홍보활동도 강화하고 있다"며 "인도적인 차원에서 국가적으로 피항지를 정해 기상악화에 따른 신속한 대피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제주 해상에 피항한 중국어선을 보고 도민과 관광객들이 막연한 불안감이 생기지 않도록 완벽한 해상경비태세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어도 경비의 상징성을 갖는 5000톤급 경비함정 제주에 조만간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 수출입 물동량이 90%가 지나는 제주 남방항로의 안전을 확보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해경청이 유일하게 보유한 5000톤급 경비함정인 5001호는 독도경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 [제주도민일보=김명선 기자] 제주에 32년만에 몰아친 최강의 한파속에 1200여척의 중국어선에 제주남부해상을 시커멓게 뒤덮었다.

 

▲ [제주도민일보=김명선 기자] 제주남부해상을 시커멓게 뒤덮은 중국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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