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일보 윤형철 기자] 6.2지방선거 개표가 진행 중인 2일 저녁 같은 건물에 선거사무소를 둔 두 도지사 후보의 선거사무소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제주시 노형동 소재 노형타워에는 민주당 고희범 후보와 무소속 현명관 후보의 선거사무소가 각각 4층과 2층에 위치해 있다. 도지사선거 개표결과가 속속 방송으로 전달되면서 두 후보 캠프의 분위기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개표가 진행되면서 현 후보 캠프는 줄곧 1위를 달려 선거사무소를 오가는 지지자들은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현 후보가 마치 도지사로 당선이나 된 듯 들떠 있었다. 현 후보도 잠시 들렀다가 결과를 기다리기 위해 가족과 수행원들과 함께 모처로 자리를 옮겼다.

반면, 고 후보의 캠프가 차려진 4층은 너무도 조용했다. 힘들 것이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너무도 벌어지는 격차에 고 후보는 멋쩍은 모습으로 20여명의 지지자들과 악수를 하고 있었고, 지지자 중 몇 명은 속이 타는지 밖에서 담배를 피워 들어오고 있었다.

선거사무소에서 개표상황을 지켜보던 고 후보는 잇따라 발표되는 개표 결과에 가끔 표현되는 실망스러운 표정을 감추지는 못했다. 고 후보의 부인 현명화씨 역시 아쉬운 표정을 완전히 지우지 못했으나 애써 밝은 표정을 유지하려고 애쓰면서 옆에 앉아 있는 지지자와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결국 고 후보와 현 후보는 도지사 선거에서 떨어졌으며, 그들의 캠프 표정은 처음은 달랐지만, 끝은 같을 수밖에 없었다.

고 후보는 이날 일찌감치 ‘도민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하고는 “제주 곳곳을 다니면서 새로운 제주에 대한 희망의 설계를 더욱 정교하게 다듬고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치 초년생에게는 너무도 큰 아픈 경험에 그래도 “이번 선거결과를 놓고 실망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3일 오전에 ‘도민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한 현 후보도 “최선을 다했기에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뒤, 우근민 당선자에게는 “어느 때 보다 치열했던 이번 선거 과정을 되짚어보고 도민 통합과 경제 살리기에 전념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4년 전의 패배를 또 다시 맛봐야 했던, 현 후보는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라”라면서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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