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더큰내일센터 탐나는인재 1기 자기주도 과정 임지호씨
제주에서 볼수 없는 독립영화 제공하는 ‘문화기획자’의 꿈
3번 특별상영회 통해 꿈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든든한 멘토 등 지원책 다양한 내일센터, 꿈을 찾는 청년들에게 적극 추천

제주더큰내일센터는 매년 2회에 걸쳐 만 34세 이하의 청년을 선발, 최대 2년간 월150만원 상당의 생활지원과 함께 체계적인 취・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매해 2회 4월과 10월에 입소하는 참여자들은 6개월간 실무역량 강화를 위한 센터 내부교육 이수 후 희망진로에 따라 취업・창업・자기주도 과정으로 나뉘어 18개월 동안 경험을 쌓고 성장해 나간다. 이 중 대다수의 취업 또는 창업 희망형 참여자들과 달리 문화예술 등 특정분야에 한해 엄격한 심의를 거쳐 자기주도 과정을 밟는 이들이 있어 만나봤다. <편집자 주>

제주더큰내일센터 탐나는인재 1기 자기주도 과정 임지호씨

"당신에게 극장은 어떤 곳인가요?"

지난해 10월부터 제주더큰내일센터(이하 내일센터) 지난해 ‘탐나는 인재’ 1기로 선발돼 담금질하고 있는 임지호씨(25). 청소년기를 제주에서 보내고 육지로 올라가 서울예대 극작과를 졸업 후 다시 제주 복귀한 '연어'과 제주청년이다. 포부가 당당한 여성 청년예술인으로, 커뮤니티시네마 내일센터 자기주도과정을 통해 <지상의 밤-독립영화 활성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전공은 문화기획이 아닌 창작과였다. 하지만 대형 멀티플렉스 중심의 일방적인 영화 소비 세대에 이어 코로나19 위기까지 겹치면서 어쩌면 우리 세대가 작품성 있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가는 경험을 잃어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다양한 영화를 찾아 공급(상영)하는 문화기획자를 꿈꾸게 되었다.

내일센터 자기주도 과정의 프로젝트인 커뮤니티시네마를 통해 그는 세 번에 걸쳐 ‘지상의 밤’ 이라는 특별상영회를 기획하고 선보였다. 지난 14일에는 제주시청 정문 맞은편 <낮과밤>에서 상영회를 선보였고, 15일에는 전국에 있는 관람객들과 온라인으로 영화모임을 진행키로 했다.

<지상의 밤> 세 번째 특별상영회가 지난 14일 밤 7시 제주시청 정문 맞은편 낮과밤(제주시 동광로 21)에서 열렸다.

다음은 임지호씨와의 일문일답.

Q. ‘지상의 밤’은 어떤의미를 담았나?

-‘지상의 밤’은 제주지역 주민들의 이야기가 있는 커뮤니티시네마, 제주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로컬시네마이다. 첫째, 다양성 영화 상영을 통한 ‘독립예술영화 접근성 높이기’를 목표로 한다. 둘째, 소규모 공동체 상영을 지향하고 있다. 셋째, 지역예술가와 영화를 접점으로 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예전에 극작을 했을 때는 혼자 글을 써서 나중에 관람객들을 만나는 구조였다면, 지금은 현장에서 만남을 갖고 교류를 하면서 사람들과 보다 깊이있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 좋은 거 같다.

사실 ‘지상의 밤’은 오래전부터 좋아하는 영화감독 짐자무쉬씨가 만든 영화제목이기도 하다. 직접 기획하고 진행하는 행사가 제주도의 밤 문화를 풍성하게 만드는, 영화를 기반으로 하는 살롱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의미다.

Q. 제주도는 문화기획의 불모지나 다름없다. 내일센터 들어가게 된 동기는?

-맞다. 제주도는 아직까지 문화적 측면에서 많은 것들이 아쉬운 상황이다. 육지에서 극작을 전공하고 제주로 돌아왔는데 극작가를 받아주는 데가 없었다. 그러던 중 제주여성영화제에서 활동하게 됐다. 거기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새로운 커뮤니티를 이루게 되었고, 문화기획자라는 진로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었다. 그즈음에 우연찮게 내일센터 1기 교육생 모집 소식을 듣게 되었고, 제주도에서 뿌리를 내리고 조금 더 다양한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줄 내일센터에 지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Q. 내일센터의 자기주도 과정은 어떤 것인가.

-취업과 창업이 아닌 제3의 진로를 모색하는 이들을 위한 과정이다. 물론 매우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하고 중간평가도 녹록치 않다.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소개하자면 처음에는 제주도에서 다양한 영화를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 때문에 극장산업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어쩌면 우리 세대가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감상과 사유를 나누는' 경험을 통째로 잃어버릴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도에서 살며 문화예술을 업으로 하는 청년, 주체적인 관람객으로서 '작지만 새로운 극장 콘텐츠를 시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지금 로컬시네마, 커뮤니티시네마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Q. 지금까지 어떠한 결과를 얻을수 있었는지.

-내일센터 뿐 아니라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지원도 일부 받아 '지상의 밤' 프로젝트를 통해 특별상영회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아직 3회밖에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라 가시적인 성과를 논하기는 이른 감이 있다. 그럼에도 중요한 성장과 발전의 축적을 짚어본다면 상영회를 통해 지역의 다른 예술가들과 연계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경험을 쌓은 일이다. 내일센터에서 만나 알게된 예술가 청년들도 많이 참석해 주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소통과 연계가 중요한 시대라고 생각한다. 청년예술인과의 네트워킹에 있어 허브가 되어주고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내일센터는 문화기획자로서의 꿈을 실현시켜 나가는 디딤돌이라고 생각한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문화기획자로서의 꿈을 만들어가는데 있어 내일센터의 ‘멘토링(mentoring) 프로그램’이 가장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개인 멘토링에서는 제주에서 영화제를 운영하는 팀장님이 스승이 돼 주었다.

자기주도 프로젝트라는게 회사에 소속되어 일을 하는 게 아니다 보니 일련의 프로세스를 코치해주는 사수가 없다. 그럴 때 멘토링 도움을 받는다. 그 중 어떤 멘토님께서 “학위가 필요한 게 아니라 관계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신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센터에서 함께 성장하고 있는 많은 청년 동기들이 나에게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관계들이다. 그들과의 관계를 통해 커뮤니티시네마에 대한 많은 소재와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청년들과 우리 각자의 다양한 이야기를 발견하고 기획하고 실행해보는 경험. 그게 내 명함에 적혀있는 ‘이곳에서 우리들의 드라마가 시작된다’는 의미다.

Q. 문화예술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마지막 한마디

-많은 청년들이 사는 게 허기지고 하루하루가 위태롭다. '이생망(이번 생을 망했다)' 또는 연애·결혼·출산 나아가 인간관계가 포기했다는 'N포세대'와 같이 한 세대가 통째로 삶을 포기한 불모지에 밝은 내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현실에 코로나19까지 덮쳤다. 그로 인한 고통 역시 청년과 약자층에 제일 크게 다가오고 있다.

문화예술을 업으로 삼고자 하는 청년들은 더욱 막막하고 암담하다. 자신의 꿈과 진로를 찾아나서는 길이 용기를 내는 정도가 아니라 생존을 걸고 도전해야 하는 일이다. 내일센터가 그런 청년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

공공영역에서 진행하는 문화예술지원사업들은 대부분 인건비가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내일센터는 한달에 약 150만원 상당의 생활비를 지원해주기 때문에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할 수 있고, 다양한 청년들과 조우를 통해 자신의 꿈을 실행하는 동력을 얻을 수도 있다. 그 과정은 결코 녹록하지 않으니, 각오는 단단해야 할 것이다.

내일센터 탐나는인재 1기 자기주도 과정 임지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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