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찰, 약 2년간 끈질긴 수사로 총책 등 검거...원조격 14명 구속

온라인 중고장터에서 피해자 5000여 명을 상대로 7년간 49억원을 가로 챈 온라인 물품사기 조직 총책 등 30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제주지방경찰청은 필리핀에 사무실을 두고 조직원 40명을 동원해 온라인 중고장터에서 제주도를 포함한 국내 피해자 5000여 명을 상대로 49억원을 편취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범죄단체조직활동죄,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조직원 30명을 검거, 이 중 14명을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나머지 조직원 10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진 상태이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2014년 7월 31일부터 지난 1월 18일까지 필리핀에 사무실과 범행에 사용할 컴퓨터, 대포폰 등의 집기를 마련하고 총책, 조직원 모집책, 통장모집책, 판매책의 체계로 조직을 조직해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이후 이용자들이 많은 온라인 중고장터를 중심으로 위조 신분증·사업자등록증·가짜 사업장·포털사이트 장소등록 등을 활용해 물품을 판매한다고 속여 피해자 5092명을 상대로 49억원을 대포통장으로 받아 수익금을 가상화폐 등을 통해 세탁했다.

조직원 중 판매책은 피해자들과 카카오톡 대화 등을 통해 위조된 사업자등록증, 포털 사이트에 등록된 매장이 있다고 속이는 등 피해자들을 안심시킨 후 범행을 저지르는 치밀함을 보였다.

피해자들 중에는 청년이 아르바이트로 모은 쌈짓돈을 편취당하거나, 자녀가 노부부를 위해 모은 효도여행 비용을 편취당하기도 했고, 자녀의 대학교 합격 선물로 노트북을 구매하려다 피해를 입은 사례도 있었다.

피의자들은 자신들로부터 피해를 당한 후 이에 항의하거나 온라인상에서 피의자들의 범행에 대해 예방 및 홍보활동을 하는 피해자들을 상대로 협박을 하는 등 수법도 다양했다.

이들은 강하게 항의하는 피해자 전화 번호를 무료나눔에 개시해 전화테러를 하고, 적극신고 피해자나 자경단(사기나라카페)을 대상으로 음식물 배달 테러를 하고, 환불을 요구하는 피해자의 나체사진 요구, 피해자 정보로 사기 범행, 피해자를 조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이러한 조직적 사기범행이 경제질서 및 사회적 신뢰를 훼손하는 고질적인 악덕 범죄인만큼, 해외에 도주 중인 공범과 범죄수익금 등을 끝까지 추적해 검거.회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수사를 통해 검거된 원조격 조직의 범행수법을 학습해 분화된 다른 신생 해외 사기조직의 존재 등도 확인돼 이에 대한 수사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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