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범행 계획, 대상 찾다 귀가중인 여성 흉기로 살해
경찰, 범죄예방시설 대폭 보강 등 안전망 확충에 총력

제주국제공항 인근 풀밭에서 3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20대 남성이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지난달 30일 오후 6시 50분께 제주시 민속오일장 북측 밭에서 귀가하던 피해자를 살해하고 현금 등을 강취하는 한편 시신을 은닉하려다 미수에 그친 피의자 A씨(28세, 남)를 8월 31일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검거했다.

경찰조사 결과, 피의자 A씨는 5500여만원의 대출이 있는데다 인터넷 방송물에 빠져 돈을 탕진하다보니 경제적으로 궁핍하게 되고, 취객이나 약한 여성을 상대로 돈을 빼앗을 마음을 먹고 미리 준비한 흉기를 소지한 채 오일장 등지를 배회하다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동기가 없는 우발적 충동형인 일명 '묻지마 범죄'라기 보다는 인명경시에서 비롯돼 미리 계획된 흉악범죄로, 특정강력범죄에 해당한다"면서 가중 처벌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조기 검거가 되지 않았을 경우 추가 피해 가능성이 굉장히 높았다"면서 "검찰과 협조해 추가 수사를 통해 여죄가 있는지 여부, 피의자의 신상공개 여부 등을 추가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금일(9. 10.) 피의자를 검찰로 송치하고 여성안심귀갓길 예산을 추가 확보하고 자치경찰.자치단체와 협업해 가로등.CCTV와 같은 범죄예방 시설물을 보강하는 등 지역사회 안전망 구축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시행할 예정이다.

한편, A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6시 50분께 제주국제공항 인근 밭에서 B씨(39.女)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5시께 제주시내 모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마친 뒤 귀가하지 않자 가족들이 미귀가신고를 했다.

미귀가 신고에 따라 경찰은 마지막 휴대전화 기지국 신호가 잡힌 제주시 외도동 일대를 수색하던 중 지난 31일 낮 12시께 숨진 B씨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B씨의 몸에는 흉기에 의한 외상이 발견돼 경찰은 타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여왔다.

성폭행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사건 현장에는 피해자가 격렬히 저항한 흔적이 남아있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인정하며 "생활비 마련을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택배일을 해오다 현재는 무직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의 현금과 신용카드, 휴대전화 등을 훔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시신이 발견된 인근 폐쇄회로(CC)TV를 통해 탐문수사를 펼쳐 오일장 인근서 A씨 소유의 탑차를 확인한 후 소유주를 특정했다.

A씨는 제주시오일장 주차장 인근을 배회하며 범행 상대를 물색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A씨의 탑차 내부에서는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와 B씨의 휴대폰케이스, 신용카드가 발견됐다.

또한, A씨와 B씨는 일면식도 전혀없는 사이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주거지와 연고지를 중심으로 CCTV관제센터를 통해 A씨가 표선 지역에서 잠적한 것을 확인하고, 지난달 31일 오후 10시 48분께 서귀포시내 모 주차장에서 긴급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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