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기자회견…행사장 도착 5분전 동백꽃 배지 떼자 연락
역사를 '역행'하는 발언 비판…"친일을 하면 3대가 잘살아"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 광복절 기념식에서 친일 청산을 말한 김원웅 광복회장을 비판한 것과 관련 이석문 교육감이 “모멸감을 느꼈다”며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18일 오후 도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광복절 기념식 관련 입장표명을 했다.

도청의 요청으로 원희룡 지사와 이석문 교육감, 좌남수 의장을 비롯해 도내 각 기관단체장들이 하나같이 4.3 동백꽃 배지를 떼고 간 것이 화근이었다.

이에 도청은 송종직 총무과장 명의로 해명자료를 통해 “4.3동백꽃 배지가 경축분위기가 다소 어울리지 않는다는 자체 판단에 따라 제안한 것”이라고 둘러댔다.

동백꽃 배지를 뗀것과 관련해 이석문 교육감은 “이동중에 달지 않기로 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도착 5분전인 상황이었고, 그간 원 지사가 4.3에 적극적으로 노력한 모습을 보였기에 선의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주의 대표 기관장으로 4.3을 상징하는 동백꽃 배지를 떼고 기념식에 참석한 부끄러운 과오를 보여드렸다. 제 자신에 대한 반성 차원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고 고개를 숙였다.

원희룡 지사의 광복절 기념사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이석문 교육감은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75주년 광복절 기념식에 4.3동백꽃배지를 떼고 참석한 것과 관련 고개 숙여 사과했다./사진제공=제주도교육청

앞서 이석문 교육감은 광복절 기념식 직후 개인 SNS를 통해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을 하면 3대가 떵떵거리며 산다고 한다’, ‘애국지사를 모시고 광복회 회원을 모시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희생한 애국지사의 유족을 모시고 표창하고 기억 이 자리에서도 하지 말아야 할, 역사를 역행하는 말들이 나온다’고 지적한 바 있다.

기자회견에서도 이석문 교육감은 원 지사의 발언에 대한 당시 느낌에 대해 “너무 속상했다. 모멸감을 느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실상 원 지사의 발언의 자신의 이념과, 그리고 제주교육을 이끄는 수장으로서의 방침과 정반대임을 표현한 것이다.

아울러 이 교육감은 “광복회와 협력해 4.3을 비롯한 한국 현대사 주요 사건을 광복과 연계해 교육하면서, 평화와 인권, 정의, 민주주의의 가치를 아이들의 삶으로 발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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