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퇴임 기자회견…"보람 있었고 아쉬움도 많이 남아"
법인격 갖는 시장 필요성 강조…심도있는 논의 필요 제안

2년여의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고희범 제주시장이 행정시장의 한계를 통감했다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고희범 제주시장은 30일 제주시청 기자실을 방문 퇴임 기자회견을 갖고 그간 시장직을 수행하면서의 소회를 밝혔다.

이 자리에서 고 시장은 도청 앞 천막 철거, 축산분뇨 문제 등을 힘들었던 점으로, 조직개편과 들불축제 무산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반면 원상회복 근거를 마련한 초지법 개정과 장기미집행 도로 해결을 보람있던 일로, 감사원 감사 청구로 번진 함덕벽돌공장을 아쉬웠던 일로 꼽았으며, 비양도 염소 소탕작전을 속 시원했던 일로 밝혔다.

인력난에 허덕이면서도 밤낮없이 자기가 맡은일을 묵묵히 해내는 공무원들에 대한 고마움도 표했다.

행정시장으로서의 한계에 대한 의견을 풀어내기도 했다.

고 시장은 "인구 50만의 대도시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았다. 저 멀리 강원도의 인제군수가 할 수 있을 일은 제주시장이 못하는 일도 있다"고 한계점을 토로했다.

이어 "행정시장 직선제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법인격 있는 시장이 필요하지만 정부 반대 등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법인격 없는 행정시장이라면 예산편성권과 조직·정원에 대한 자율권이 있어야 한다. 조례 개정 등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 시장은 "기초자치단체 부활이 불가능하다면 아예 시를 없애고 구 체제나 대동제도 좋은 대안이 되겠지만 풀뿌리 자치를 보장하기 쉽지는 않다"며 "시민들과 논의의 장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고 제안했다.

앞으로의 행보와 관련해서는 "손주에게 만들어 주기로 한 원목책상을 만들어줘야 한다. 학원을 다니려고 기타를 하나 삮고, 양봉도 배우려고 한다"며 자연인으로 돌아갈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고 시장은 "민주당원으로서 협치 명분으로 제주시장으로 왔고, 다시 민주당원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선출직 출마는 하지 않겠지만, 중요한 정치이벤트들이 남아있는 만큼 당원으로서의 역할을 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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