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알고싶다], 조직폭력배 출신 인터뷰 공개

지난 1999년 11월 5일 제주시 삼도2동 제주북초등학교 인근에서 40대 남성이 자신의 차량 안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사건은 제주지역의 대표적인 장기 미제 사건으로 재수사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제주지방경찰청 미제사건전담팀은 지난 1999년 제주에서 발생한 이승용(당시 44세) 변호사 피살사건과 관련해 유의미한 제보를 받고 사실관계를 확인 중에 있다고 26일 밝혔다.

해당 제보는 제주도내 폭력조직의 살인교사에 대한 내용으로, 살인을 교사했다고 주장하는 인물의 진술은 구체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지난 2014년 11월 공소시효가 만료된 사건으로 공소권이 없지만 경찰은 실체 확인을 위해 재수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SBS 시사교양프로그램인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지난 27일 오후 11시 10분 '나는 살인교사범이다-제주 이 변호사 살인사건'편을 방송했다.

당시 현장을 조사했던 경찰은 이 변호사가 도로 중앙에서 누군가에게 공격을 받고 스스로 차량에 올라 운전하려다 차량안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부검 결과, 이 변호사는 예리한 흉기에 6곳을 찔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하나는 흉골 정중앙을 관통해 심장을 찔러 사망케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특수한 흉기로 판단. 청부살인으로 판단해 집중 수사를 진행했지만 결국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이렇게 이 사건은 공소시효가 완성되면서 장기미제사건으로 남았다.

그리고, 지난 2019년 11월 이 변호사의 살인을 교사했다는 사람이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 연락해 자신이 범행에 개입된 사람이라고 밝혔다.

김모씨는 방송 인터뷰에서 당시 유탁파 두목이던 백모씨를 지시자로 지목했다.

당초 두목은 이 변호사의 다리를 2번 정도 찔러 겁을 주라고 했지만 자신의 말을 듣고 직접 행동에 나선 친구인 손모씨가 피해자의 저항으로 인해 살해했다는게 김씨의 주장이다.

제작진은 조사하는 과정에서 지난 1998년 치러진 '제2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이 변호사가 우근민 후보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제주시 애월읍 청년회장의 양심선언을 돕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기자회견까지 진행했던 양심선언 청년은 검찰 조사를 하루 앞두고 자취를 감췄다.

제작진은 수소문 끝에 양심선언을 했던 당시 청년과 연락이 닿아 만났다.

그는 "양심선언을 했던 이유는 나는 그때 우 후보 선거할 적에 나름 큰 위치에 있었는데, 나 때문에 들어와서 이렇게 저렇게 도와준 사람들이 나름 고마운 사람들이 한 18명 됐었다"면서 "(선거캠프에서)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한테, 이 사람들한테 전화를 해달라고 했는데 짜증을 냈다"며 그는 그게 싫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도지사 선거에서 이긴 뒤 태도가 돌변한 선거캠프 관계자에게 화가 나 양심선언을 했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신구범 전 지사는 방송 인터뷰에서 “이 변호사가 양심선언 사건을 추적하지 않았더라면 저런 일이 발생했을까?”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우근민 전 지사는 인터뷰에서 부정선거 관련 양심선언을 한 청년에 대해 "그런 사람 자체를 모른다"고 말했다.

또한, 유탁파 조직원의 캠프 지원설도 전면 부인했다.

제작진은 프로파일러 등의 심리분석 결과를 토대로 제보자인 김씨가 두목의 지시에 의해 손씨에게 범행을 교사한 것이 아니라 김씨가 직접 이 변호사를 살해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제작진은 이 변호사의 당시 사무장이 보관하고 있던 고인이 사용하던 노트북 하드디스크를 확보하고 복원해 해당 내용을 경찰과 공유키로 했다.

제주지방경찰청 미제사건전담팀 관계자는 "공소시효가 지났지만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법과 제도가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면서 "제보자의 신빙성을 확인하고 실제 진실 규명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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