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대권 도전 시사...경선 이기면 지사직 사퇴

원희룡 지사가 올해 1월 22일 무소속 신분을 벗고 미래통합당 전신인 통합보수신당 입당에 참여할 뜻을 밝히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차기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4.15총선을 앞두고 무소속 신분에서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으로 말을 갈아 탈때부터 어느 정도는 예견됐다. 도지사 재선 출마때나 취임할 때 무소속 신분으로 끝까지 도민만 바라보겠다는 맹세는 공허한 메아리가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양치기 소년’이라고 빗대기도 했다. 이미 다음 지방선거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강을 건넜다는 여론이 끓고 있다.

원 지사는 지난 27일 중앙보수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중도 보수진영 단일후보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대선 도전 가능성에 의지를 피력했다.

이날 원 지사는 4.15 총선 보수 참패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코로나19 사태로 정부가 합법적 현금 살포의 기회를 갖게 됐다“며 ”여기에 비해 통합당은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고 최근 보수진영 주장과 같은 일맥상통한 답변을 내놨다.

또한 “당 지도부와 상당수 후보들의 공감 능력이 떨어진 것도 문제였다”며 “게다가 일부 인사의 세월호, n번방 등 상식에 어긋난 발언으로 인해 선거판 전체에 궤멸적 타격을 입혔다"고 지적했다. 당시 최고위원직 역할에 대해서는 ”(제가) 야권 통합을 위해 힘을 보탰지만 혁신없는 통합은 큰 의미가 없었다. 한계였다"고 말했다.

이어 대권 도전에 따른 지사직 사퇴에 대해서는 “대선 단일후보 경선에 참여한다고 해도 물러날 필요는 없다"며 “한 예로 지난 대선 경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도 현직 자치단체장 신분이었다. 다만 경선에 이기면 그 때는 중요한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원 지사는 지난 4.15총선 당시 통합당 최고위원 수락을 두고 중앙정치 활동 재개 하려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한사코 코로나19 방역과 비상경제 대책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며 답변을 회피해 왔다. 일주일 두 번 서울로 상경하는 최고위원직 역할을 마치면 지사직에 충실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5일 원 지사 자신의 SNS에 윤미향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자를 겨냥해 “겉으로 위안부 운동을 내걸고 속으로 사리사욕과 거짓으로 기득권을 행사한 민낯이 드러났다”고 공개적으로 비판에 나서면서 대권 결심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예측이 빠르게 들어 맞았다.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중앙정치에 몰두하고 사이 최근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관광·건설·농수축산·서비스업 등 제주 지역경제가 파탄지경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원 지사의 대권 행보에는 쾌속 드라이브가 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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