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노인 알바' 등 단기 취업↑…민간 고용 부진 우려
호남지방통계청, 2~30대 취업률 전년 대비 각 3천명, 4천명 감소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제주도 고용동향

노형동에 거주하는 최모 노인 , 도에서 실시하는 길거리 청소 활동에 6개월간 참여해 손주들에 줄 세뱃돈을 차곡차곡 모았다고 한다. 건강도 지키고 돈도 벌고 일석이조였다고 말한다.

최 모노인은 "서울에서 온 손주들에게 세뱃돈을 넉넉히 줄 수 있어 너무 뿌듯하고 생활에 필요한 용돈을 모을 수 있어 너무 좋다"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노인은 클린하우스 지킴이 활동을 해 심심한 시간을 보낼수 있고, 더불어 용돈도 모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한다.

이처럼 노인들의 왕성한 구직할동으로 인해 삶의 활력도 찾고 손주들에게 용돈도 줄 수 있어 행복한 명절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러나 취업을 하지 못한 청년들은 늘 힘든 자리였다. 쏟아진 눈총을 피해 고향을 가는 것을 포기하는 젊은이들도 적지 않았다.

지난 해 제주지역 연간 취업자는 전년보다 1만명이 늘었지만 고용의 질은 달라진 것이 없다. 취업률이 늘어난 것은 노인 일자리가 늘어 노인들이 경제활동에 많이 참여하거나 젊은이들이 취업 대신 단기 아르바이트를 택하는 등의 단기 취업이 증가했다.

한편 올해도 제주도는 청소 공익 활동 9500여명을 비롯해 노인층 일자리 1만1350개를 만들어 400억 가량을 예산을 투입할 방침이다.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12월 및 연간 제주특별자치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연간 취업자는 38만2000명으로 전년(37만2000명)보다 1만명 늘어났다.

그러나 연령대별로 보면 지난해 20대 취업자는 4만5000명으로 전년(4만8000명)에 비해 3000명 줄었고, 30대 취업자 역시 7만명으로 전년(7만4000명)보다 4000명 감소했다. 반면 반면 60대 이상 취업자는 7만8000명으로 전년(6만8000명)보다 1만명 급증했다.

특히 60대 이상 취업자는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30대 취업자 규모를 넘어서기는 이례적인 현상을 보였다.

지난해 제주지역의 취업자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알 수 있듯이 고령층 일자리가 늘어난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자칫 청년층의 고용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제활동 주력해야 할 2~40대 취업자 수가 감소하고 60대 이상 취업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같은 상황을 고용상황이 나아졌다고 분석하기엔 현실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취업시간대별도 단기 일자리 증가세가 두드려졌다.

시간대별로 보면 54시간 이상 취업자가 3000명 줄었으며, 45~53시간 취업자도 1000명 감소했다. 또 주당 1~17시간 초단시간 취업자가 2000명 늘었고, 18~35시간 취업자도 4000명 증가하면서 단기 일자리 증가세가 늘었다.

지난해 제주지역 고용률은 68.4%로 전년 대비 변동 없었다. 도내 실업자 수는 전년(7000명) 대비 1000명 늘어난 8000명을 기록, 2016년과 함께 집계 이래 최대 규모를 보였다.

한편 제주지역 실업률은 2.1%로 전년(2.0%)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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