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부동산 침체에도 집값 더딘 하락세…주택구입부담 서울이어 전국 2번째 높아
지난 10월 미분양 1116가구 땅값도 전국에서 유일하게 0.44% 하락

제주지역 도내 곳곳에 짓는 공동주택들이 미분양도 속출하고 치솟던 땅값도 내리막으로 돌아서는 등 부동산 시장이 침체 양상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의 내집마련을 위한 부담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의 통계를 보면, 제주지역의 미분양 주택은 2014~2016년에 124~271가구에 지나지 않았으나, 2017년부터 급증해 2017년 1271가구, 2018년 말엔 1295가구로 역대 최고에 이르렀다.

지난 10월에도 미분양 주택은 1116가구나 됐다. 뿐만 아니라 3분기 제주지역 땅값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교했을때 하락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땅값이 떨어진 곳은 제주도 뿐이다.

전국 평균 2.88% 올랐으나 제주지역은 0.44% 떨어졌다. 제주지역 땅값은 지난 1월 0.22% 오른 뒤 2월부터 내림세로 돌아섰고, 지난 5월부터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서귀포시가 0.47%가 떨어져 제주시의 0.42%보다 하락 폭이 컸다.

토지 거래량도 올해 3분기 3만1657필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만3908필지보다 27.9% 줄었으며, 2017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38.2%나 감소했다.

15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름면 지난 8월 기준 제주지역 자가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구입가격 배수(PIR, Price Income Ratio)는 평균 6.5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 11월 6.72이후 약 1년9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PIR은 가구의 소득수준을 반영했을 때 지역 내 평균 수준의 주택을 구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하는 의미한다. 예를들어 PIR이 10이라는 것은 10년 동안의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두 모아야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제주지역의 PIR이 6.5라는 것은 도내 서민들이 6년 반 동안의 소득을 전부 모아야만 집 한 채를 마련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제주지역 PIR은 서울보다 두번째로 높다. 5년전만 하더라도 제주지역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9번째였다.

이 같은 이유는 이는 한때 제주지역 부동산 광풍이 불면서 도민들의 소득 수준에 비해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최근 도내 부동산 시장은 미분양주택이 속출하고 땅값이 하락하는 등 하락세를 걷고 있으나 주택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했던데 비해 상대적으로 더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 8월 기준 전국에서 PIR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울(8.3)이었으며, 이어 제주(6.5)·세종(6.48)·광주(6.22)·부산(6.17)·경기(6.15) 등 순이었다.

또 제주지역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올 3분기 71.8로 전국적이 내림세와 맞물려 5분기 연속 하락하고 있으나 여전히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서는 서울(123.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뒤를 이어 대구(63.6)·경기(63.4)·부산(58.3)·인천(57.3) 등 순으로 높았고,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은 경북(26.6)·전남(28.7)·전북(29.4) 등이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위소득가구가 표준대출을 받아 중간가격의 주택을 구입할 경우 상환부담을 나타내는 지수로, 높을 수록 주택 구입 부담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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