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학교 행정학과 오병철

오병철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우리의 생활 속에 물은 흘러넘치고 있다. 단순히 식수와 생활용수뿐만 아니라 즐거움과 예술의 자원으로 쓰이기도 한다. 그와 동시에 손쉽게 얻을 수 있고 너무 흔하기 때문에 그 소중함은 쉽게 잊히고 있다. 그러나 물이 언제까지나 풍요롭기만 할까?

사실 제주도의 연평균 강수량은 2000mm로 전국 최고의 다우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산암으로 이루어진 제주도의 지질 특성상 연간 강우량의 약 40%가 땅속으로 스며든다. 그렇기 때문에 제주는 상수도는 물론 농업용수 까지 대부분을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고, 제주 전역에 이 지하수를 끌어올리기 위한 취수원이 있다. 문제는 이 취수원들에서 나오는 지하수 양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7년 8월 서부 중산간 지역에서는 35일간 격일 제한 급수가 실시되어 한 여름에 주민들이 많은 고생을 하였고, 소방차로 긴급 급수를 하기도 하였다. 한 달이 넘게 단수를 경험하며 우리는 물 부족 문제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현재도 제주지역 곳곳에서는 지하수 수위가 낮아지고 있고, 빗물이 지하수로 스며드는 양도 줄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 때문에 물이 부족하게 된 것일까? 우선 그 원인은 인구증가에 따라 전체적인 물 사용량이 증가했기 때문일 것이다. 1인당 사용하는 물의 양이 늘어나는 상황 속에 제주도의 인구와 관광객 수는 꾸준히 증가하였고, 그에 따라 물 사용량도 많아진 것이다.

다음으로 대규모 개발로 인한 곶자왈을 밀어내며 건설된 골프장, 호텔, 리조트 등은 물 부족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위 시설들은 엄청난 물을 사용하고, 개발을 하는 과정에서 투수성이 좋은 곶자왈이 시멘트로 덮이게 되면서 빗물이 지하수로 스며들지 못하고 유실되는 양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들 스스로가 물의 소중함을 알고 아껴 쓰려 노력해야 한다. 제주도 차원에서도 지하수자원 보전과 개발의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지속적인 수질관리 및 효율적인 저장과 활용과 같은 물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변화하는 환경에 적절하게 대응하고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물 부족에 대한 대비책이 없다면 미래에 큰 고통을 받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미래세대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줄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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