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호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제주 제2공항과 관련한 발언에 대해 대통령의 명확한 진의를 전했다.

송 위원장은 28일 제주도의회 의장실에서 김태석 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제주 제2공항 갈등문제와 관련해 "공론조사 결과 제주도민들의 의견이 반대로 나온다면, 충분히 참조해 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기자단이 제2공항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지역에선 온도차가 발생하고 있다며 명확한 입장을 전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송 위원장은 "제2공항 건설과 관련 국토부 정책에 브레이크를 거는 것은 아니다"며 "대통령의 철학은 제2공항 건설은 지역주민들이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면 국토부가 추진하는 공항 정책에 브레이크를 건 것이라는 확대 해석이 나올 수 있는데 그건 아니"라고 단언하며 "액면 그대로 받아 들여야 한다"고 부연했다.

송 위원장은 "대통령께선 추진 과정에서 주민의견이 잘 반영된 줄 알고 '지역 주민들의 선택'을 강조한 것이고, 그 해결방안은 국토부나 정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제주도의 몫이라고 얘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오해가 발생한 건, 공론화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대통령이 '공론화'에 대해선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론화 필요성에 대해 묻자 송 위원장은 "국토부나 행정에선 정책 재량권, 즉 정책의 유연성이 결여될 수밖에 없다"고 전제한 뒤 "추진 과정에서 유연성이 넓혀져야 하는데 그 역할이 균형발전위원회가 하는 일"이라면서 "그 과정에서 공론조사가 필요하다고 제언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송 위원장은 "제주도민이 지금 요구하는 건 제가 볼 때엔 조금 더 좋은 공항, 더 좋은 제주도, 더 좋은 삶을 만들어보자는 것이기에 충분히 합의하면 갭을 좁힐 수 있을 여지가 있을 것"이라며 "누군가가 그러한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자 김태석 의장이 지역국회의원과 도지사, 의장이 모두 모이는 '라운드테이블'에서 대화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달라고 제안했다. 이에 송 위원장은 역으로 김 의장에게 '라운드테이블'을 마련해 줄 것을 부탁했다.

원희룡 지사는 제2공항 공론화만큼은 협조적이지 않은데 어떻게 할 것 이냐는 질문에 "큰 꿈을 가진 사람으로서 포용의 정치를 해야지 배제의 정치를 하면 되겠느냐. 고향 선배로서 당연히 (참석할 것을)조언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재량권이 없기에 어려운 입장도 충분히 이해는 하지만 이 문제는 서로가 지혜를 짜서 답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모두가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라고 답했다.

이어 송 위원장은 "그런 부분에서 김 의장이 먼저 책임을 지고 나섰다고 보고, 의회가 이미 갈등해소 특위를 결정했기 때문에 라운드테이블 자리를 요청하면 거기서 의견을 모아 대통령과 국토부에 전해서 보다 좋게 갈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의회 특위에서 공론조사 결과가 나오면 정부는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송 위원장은 "도의회 특위에서 공론조사를 하고 결과가 나오면 그 결정을 국토부나 제주도가 따라야할 의무는 없다. 다만, 공론조사 결과에서 도민의 의견이 이렇다면 그 부분은 충분히 참조돼 (제2공항 건설정책이)선회될 수도 있지 않겠나"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