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김종회 의원 "졸속 추진 70억 허공…전시 행정 표본"
제주산 농수축산물 중국 수출 거점화 결국 장밋빛 청사진 전락

제주도는 지난 2013년 7월 제주산 농수축산물 공공물류체계 구축을 통한 경쟁력 제고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국비·도비 각 50%으로 48억3000만원을 들여 제주물류센터를 조성했다.

제주도가 70억원이 넘는 사업비를 들여 조성한 평택항 제주종합물류센터가 6년째 개점휴업 상태로 방치되고 있어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주종합물류센터는 제주산 농수축산물의 수도권 소비지 직배송 체제를 구축하고 유통비용을 점감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건립됐지만 제주-평택항로를 오가던 카페리 운항이 중단되고 위탁업체가 잇따라 사업을 포기하면서 사실상 표류중에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종회 의원(전북 김제·부안)이 15일 제주도로부터 제출받은 '평택항 제주종합물류센터 예산집행내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6년간 부지임차료로 19억5400만원, 유지보수비로 2억원을 지출, 방치된 물류센터를 위해 총 21억5500만원의 혈세를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종회 의원은 "당초 제주도가 사업을 추진하면서 연간 30억∼60억원대의 물류비 절감과 제주산 농수축산물의 중국 수출 거점화라는 장밋빛 청사진을 그렸지만 결국 '혈세 먹는 하마'라는 오명만 남기게 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 2013년 7월 제주산 농수축산물 공공물류체계 구축을 통한 경쟁력 제고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국비·도비 각 50%으로 48억3000만원을 들여 제주물류센터를 조성했다.

도는 지난 6월10일부터 8월7일까지 네차례에 걸쳐 평택항 제주종합물류센터 사용허가(운영사업자 선정) 입찰 공고를 냈지만 응찰자가 없어 유찰된 바 있다.

운영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제주도는 연간 약 3억원(부가세 포함)에 달하는 부지임대료를 평택항만공사에 지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물류센터 사업가 막대한 혈세를 쏟아붓는 국비지원 사업임에도 다각적인 분석과 대안 없이 졸속으로 추진됐다는 점이다. 운영에 투입된 예산 70억원을 허공에 날린 셈이 됐지만 당시 사업을 총괄 지휘했던 관계자들에 대한 문책이나 감사조차 실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농어민이나 생산자단체 등과 충분한 협의 없이 실적 쌓기에 급급해 추진한 전시 행정의 표본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 의원은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비투입 사업인 점을 들어 사후관리기간인 10년 내에 매각하는 것은 안 된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4년이나 더 혈세를 낭비해야 한다"며 "제주종합물류센터는 개점상태로 6년 동안 세금만 축낸 명백한 실패사업"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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