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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고유정 "피해자 반수면상태서 범행"

기사승인 2019.06.11  11:5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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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살인 사체손괴 유기 등 혐의…12일 검찰 구속 송치 예정"
"졸피뎀 구매 확인...범행 사용 압수물품만 총 89점에 달해"

경찰이 '제주 전(前) 남편 살해' 혐의를 받고 있는 고유정(36·女)이 피해자인 전 남편을 계획적으로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살인 및 사체 손괴.유기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고유정을 구속기소 의견으로 오는 12일 검찰에 넘길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오후 8시에서 오후 9시 16분 사이 제주시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인 피해자 강모(36)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 서장은 "고유정이 사전에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를 구입하고, 현장 천장과 벽면에 집중적으로 혈흔이 비산(飛散)됐다"며 "피해자는 수면제를 복용한 몽롱한 상태 또는 반수면 상태에서 흉기로 최소 3회 이상 공격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유정은 또 지난달 27일 오전 11시 30분께 약 이틀 동안 피해자의 시신을 훼손한 뒤 다음날 완도행 여객선에서 7분에 걸쳐 시신 일부를 바다에 유기했다.

지난달 28일에는 경기 김포의 아버지 소유 아파트에서 남은 시신을 2차 훼손한 뒤, 31일 종량제봉투에 담아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유기했다.

경찰은 고유정이 "전 남편인 피해자가 성폭행을 하려고 하자 이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는 진술이 허위라고 판단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고유정은 범행 전 미리 '성폭력 미수 및 폭력으로 고소하겠다'는 내용의 문구를 작성해 자신의 휴대전화에 임시 저장하고 있었다"며 "경찰 조사에서도 자신이 주장한 성폭행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계획범죄 여부에 대해 고유정이 범행 보름 전부터 범행과 관련된 '니코틴 치사량', '살인도구' 등을 인터넷에서 여러차례 검색했고, 주거지 인근 병원.약국에서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를 처방받아 구매하는 등 범행도구를 마트와 온라인을 통해 구매했다.

경찰은 "고유정이 차량을 주거지에서 제주도까지 가져와 피해자의 시신을 싣고 되돌아 간 점, 범행 현장을 청소한 사실, 피해자의 시신을 발견하기 어렵도록 훼손 후 여러 장소에 유기한 점 등을 볼 때 사전에 계획된 범행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찰은 "고유정이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1차.2차 시신 훼손 당시 사용한 범행도구 등에서 피해자의 DNA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경찰이 고유정이 범행을 실행하는데 사용된 것, 운반하는 과정에서 사용된 것, 시신을 훼손하는데 사용된 것 등 압수한 증거물만 총 89점에 달한다.

경찰은 공범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상 외부인 출입 사실이 없고, 범행시간대 피의자의 휴대전화 사용내역, 여객선 내에서 혼자 시신 일부를 유기하는 장면이 포착된 점 등으로 볼 때 공범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고유정을 조사한 프로파일러들은 전 남편인 피해자와 아들의 면접교섭으로 인해 재혼한 현재 남편과의 결혼생활이 깨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등 피해자의 존재로 인해 갈등과 스트레스가 계속될 것이라는 극심한 불안 때문에 범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경찰은 고유정이 조사과정에서 "전 남편과 자녀 면접교섭으로 인해 재혼한 남편과의 결혼생활이 깨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는 취지의 진술이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고유정이 정신과 진단이나 치료를 받은 기록이 없고, 조사과정에서도 별다른 이상 징후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이상 범행 과정에서도 면밀히 계획.실행한 사실이 확인된 만큼 고유정의 정신질환 가능성이 작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을 검찰로 송치한 이후에도 피해자의 시신발견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피해자 및 유가족의 억울함을 풀 수 있도록 하고, 고유정에 대해서는 검찰과 협력해 증거보강 및 엄정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잇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석형 기자 hsh8116@hanmail.net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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