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허창옥 제주도의회 부의장 영결식' 28일 도의회앞 엄수
국회의원 전.현직 도의회 의장 등 대거 참석 "애도 물결"

故 허창옥 제주도의회 부의장 영결식이 28일 오전 9시 제주도의회 의사당 앞에서 엄수됐다.

'故 허창옥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부의장 영결식'이 28일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위성곤 국회의원, 전직 도의회 의장을 비롯한 제주도내 전현직 각급 기관단체장과 도민 등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28일 제주도의회 의사당 앞에서 엄수됐다.

이날 제주특별자치도의회장(葬)으로 봉행된 영결식은 국기에 대한 경례와 고인에 대한 묵념, 고인의 약력 소개, 김태석 의장의 조사, 원희룡 지사의 추도사, 이석문 교육감의 추도사, 유족대표의 고별사에 이어 헌화 등 순으로 진행됐다.

김태석 제주특별자치도의회장(葬) 장의위원회 장의위원장은 조사에서 "갑작스럽게 찾아든 병마와 싸우시다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떠나시니 정말 비통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다"며 "지상에서 못다 누린 행복, 유계에서 다 누리소서"라고 밝혔다.

또한 김 위원장은 "故 허창옥 부의장님은 한평생 농민운동에 헌신해 오신 분"이라며 "20대 청년 시절에는 송악산 공군기지 반대 투쟁에 앞장서시면서 거친 세상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이후 농업현장에 몸담으며 제주지역 초창기 농민운동 조직화에 누구보다도 열정을 기울여 오셨다"고 회고했다.

김태석 제주특별자치도의회장(葬) 장의위원회 장의위원장이 조사를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故 허창옥 부의장님은 정치의 길에도 오직 농업과 농민뿐이었다"면서 "2012년 4월, 보궐선거에 통합진보당 후보로 출마해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으로 당선돼 지방정치에 뛰어든 이후 농업과 농민을 위한 열정적인 의정활동을 인정받아 그 힘든 3선의 영예를 안았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故 허창옥 부의장님! 생전의 무거운 짐은 내려놓으시고 편히 영면하십시오. 이 땅의 농업과 농민의 미래를 노심초사하시던 그 마음을 우리가 어찌 다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만, 님의 몫까지 다 해내겠다는 각오를 가슴에 담는다"며 "남은 우리가 생전에 늘 희구하셨던 제주농업, 그리고 농민의 이익을 대변하겠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제주조지사가 추도사를 하고 있다.

이어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추도사에서 "故 허창옥 부의장은 1987년 대정농민회 창립을 시작으로 제주지역 농민운동을 이끄셨다"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당선 이후 농업인 소득증대와 제주 농업 발전을 위해 한 길을 걸어오셨다"고 설명했다.

또한, 원 지사는 "농업인을 위해 늘 진정성을 갖고,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시며, 제주의 미래를 걱정하셨던 부의장님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면서 "거친 땅을 직접 일구며 농업인과 호흡을 같이했고, 항상 현장을 발로 뛰며 낮은 자세로 임하셨던 진정한 진보정치인이셨다"고 회고했다.

원 지사는 "제주의 생명산업인 1차 산업 발전과 제주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현장에 아로새겨진 부의장님의 발자국과 열정을 저희들이 신명을 다해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당신이 다 펼치지 못한 제주의 꿈, 당신이 다 보듬지 못한 도민의 삶, 저희들이 엄중하게 받들어 도민이 행복한 제주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원 지사는 "늘 도민 곁을 지켜오셨듯이 부의장님께서도 언제나 도민과 함께 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이제 비통한 마음을 접고, 평온한 하늘로 보내드리려고 한다"면서 "부디 그곳에서 영면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삼가 故 허창옥 부의장님의 명복을 빕니다"며 기원했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추도사에서 "동지는 알뜨르에서 진정한 민족 해방을 꿈꾸었고, 아픔을 딛고 살아가는 농민들에게서 사람이 사랍답게 살아가는 새로운 세상을 염원했다"며 "농민 운동가, 진보 정치가의 삶은 그래서 운명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교육감은 "동지는 늘 깨어있고자 했다. 그 깨어있음은 약하고 소외된 곳을 가장 먼저 채우는 따뜻함이 됐다"며 "그 따뜻함은 제주가 실현해야 할 시대의 정신으로 승화돼 지금까지 빛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동지는 아이들이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아갈 세상을 만드는 일이라면 굳건히 손을 잡고 당당히 함께 걸었다"며 "동지와 함께 전국 최초로 주민 발의를 통해 '친환경 우리 농산물 학교 급식 조례'를 제정한 순간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전국 최초 고교 무상교육과 무상급식의 실현, 4.3평화인권교육의 전국화 역시 동지의 깨어있음이 이루어 낸 진보의 성취"라며 회고했다.

故 허창옥 제주도의회 부의장 영결식에서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등이 헌화, 분향하고 있다.

이 교육감은 "동지는 늘 농민의 마음으로 살다"면서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는 땅의 가뭄을 걱정했다. 폭우와 바람이 몰아치는 날씨에는 작황을 걱정하는 농민들과 함께 비바람을 맞았다"고 전했다.

이 교육감은 "동지여, 하늘에서는 부디 자유롭고 편안하게 쉬십시오. 종종 알뜨르를 찾아가면, 바람으로 들꽃으로 그 좋았던 넉넉한 웃음 지어주시기를 바란다"며 "허창옥 동지, 그대의 농민의 마음을 기억하겠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사랑합니다. 편안히 가십시오"라며 영면을 기원했다.

한편, 故 허창옥 부의장은 양지공원에서 화장한 후 제주시 천주교 황사평 성지에 안치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