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대책위-학부모회 "사업 철회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의 '대명 제주동물테마크 반대 대책위원회'와 함덕초등학교 선인분교 학부모회는 12일 오후 제주도청 제2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명의 동물테마파크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3월 27일 승인절차를 멈추고, 투명한 정보를 공개하라는 주민들의 요구를 또다시 제주도와 원희룡 도지사는 완전히 무시해 버렸다"며 "오히려 주민들의 요구가 언론을 통해 공론화되자 제주도청은 4월 5일 서둘러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을 추진하는 사기업 대명의 애로사항을 듣는다고 이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는 주민보다 사기업 대명의 편에 서서 행정을 하겠다는 뜻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제주도청과 원희룡 도지사는 4월 12일 환경영향평가변경 승인에 대한 심의회의가 열림에도 불구하고 마을에는 전혀 알리지 않았다"며 "선흘2리 주민들은 기존의 대책위가 주민들의 동의 없이 반영한 상생방안에 대해 기존 대책위 해산과 반대대책위 결성으로 답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주민의 뜻이 반영되지 못한 기존 대책위와 논의한 환경영향평가변경 승인 심의 안에 포함된 상생방안은 곧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2019년 제주도의회는 행정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22개 사업 중 하나로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을 선정하고 행정사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도의회의 행정사무조사가 예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한 채 제주도청과 대명은 승인절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도민들의 민의를 대변하는 도의회와 선흘 2리 주민들을 철저히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지난 3월 27일 선인분교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학생들의 교육권과 안전이 위협당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 이석문 교육감과 교육위원들이 발 벗고 나설 것을 요구했지만 그 이후에도 교육청과 교육위원으로부터 어떤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우리 선흘2리는 국내 최초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을 품고 있는 마을이고, 유네스코 생물권보존지역이자 2010~2015년 생태우수마을로 지정되고, 주변 7개의 오름은 국립공원화가 추진되고 있는 생태지향적 마을"이라고 전했다.

또한 "2018년 조천읍은 곶자왈 습지와 물을 보호하고자 하는 노력이 인정돼 세계최초 람사르습지도시로 인증됐다"며 "제주도는 세계자연유산과 람사르습지를 지켜야하는 국제적 책임을 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런 아름다운 마을에 열대 동물들을 가둬 돈벌이에 나서는 시대착오적, 반생태적 동물원은 결코 양립할 수 없다"며 "우리들은 이 사업이 철회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대대책위와 학부모회는 "제주 중산간과 곶자왈은 마지막 남은 제주의 생명줄이자 미래다. 최근 무분별한 난개발과 과도한 지하수 채취로 제주의 지하수는 고갈되고 오염되고 있다"면서 "제주에서 가장 높은 해발 350에 위치한 선흘2리와 인근 곶자왈의 파괴는 수직절리가 많아 물이 지하로 쉽게 스며드는 화산지형의 특성상 지하수 문제 발생은 필연"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 지하수가 바로 제주도민이 먹고 마시는 생명줄이다. 이제 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은 비단 선흘2리만의 문제가 아닌 제주도민 전체의 문제가 됐다"며 "제주 곳곳은 이처럼 돈벌이에 제주의 미래를 팔아넘기는 원희룡식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한 "제주도청은 제주동물테마파크가 사업변경을 신청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당사자인 선흘2리 주민들을 철저히 배제하고 무시하고 있다"면서 "이에 분노해 지난 3월 27일 주민들은 항의 집회와 기자회견을 가졌지만, 오히려 제주도는 4월 5일 사기업과의 간담회를 통해 그들의 애로사항만을 청취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마을에 알리지도 않은 채 4월 12일 환경영향평가변경승인에 대한 심의회를 강행하고 있다"면서 "제주도청과 원희룡 도지사는 제주도민의 안위보다 사기업의 이익만을 대변한다고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선흘2리 주민들은 2018년 사업을 인지한 순간부터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곧바로 대책위를 꾸렸지만, 안타깝게도 주민들의 반대 의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며 "이에 기존 대책위는 주민들의 질타를 받고 공식적으로 해산됐고, 2019년 4월 9일 임시총회를 통해 새로운 '선흘2리 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가 주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꾸려졌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주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기존 대책위와의 깜깜이 상생방안은 이제 원천 무효임을 선언한다"고 천명했다.

이들은 이어 "선흘 2리에는 폐교 위기로 몰렸다가 제주교육청의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으로 되살아난 함덕초 선인분교가 있다"며 "최근 많은 학부모들이 아름다운 선흘 2리의 자연환경과 제주도의 교육정책에 공감해 선인분교의 학생 수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을학부모들은 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가 들어섬으로서 발생될 환경의 변화가 아이들의 교육권에 미칠 영향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대명이 제시한 설계안에 따르면 제주동물테마파크의 오수장과 퇴비사는 선인분교로부터 불과 900m 떨어져 위치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지하수 2등급 보존지역과 원형보존녹지에 접해 있는 토지에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인접지역의 환경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지 않고서는 진행조차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대명의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이라며 "자라나는 아이들은 안전한 환경에서 교육받을 헌법적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기업 대명은 열대동물을 학대하는 사파리 사업을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대명이 추진하는 제주동물테마파크는 120실 규모의 호텔을 비롯 2만3497㎡ 규모의 실내관람시설인 일반존과 20만363㎡ 규모의 맹수 관람시설인 테마존, 매표소, 동물사, 동물병원, 글램핑장 등을 조성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이 동물테마파크에는 사자, 호랑이, 유럽불곰, 코뿔소, 기린 등 20종 530여 마리의 동물들이 들어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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