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일보 선정 2018년 10대 뉴스⑧]
경관훼손 비난 뒤로 한 채 내년 2월 공사 재게
실체없는 생태도로 개발사업 갈등의 골 깊어져

우여곡절이 많았던 2018년 황금개띠의 해가 가고 풍요를 상징하는 황금돼지의 해인 2019년이 성큼 눈앞으로 다가왔다.

도내 경제의 고공성장을 이끌었던 부동산 시장은 미분양의 늪에 허덕였으며, 교통난과 쓰레기 대란, 하수처리난 등 도민의 삶의 질은 계속해서 나빠지기만 했다.

또한 민의를 저버린 도의회의 대규모 개발사업장 행정사무조사 부결, 영리병원 조건부 허가와 관련한 원희룡 도정의 숙의형 공론조사의 무력화는 도민사회의 공분을 자아냈다.

다사다난했던 올 한해 제주지역의 이슈들을 10대 뉴스로 정리해 되돌아본다. <편집자 주>

비자림로 확장공사는 민선7기 원희룡 도정의 시작과 함께 전국적인 환경이슈로 부상하며,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4만명 이상 반대 서명에 나서며 전 국민의 공분을 샀다.

경관훼손 논란을 부른 비자림로 확장사업은 대천동 교차로∼금백조로 입구 2.9㎞를 왕복 2차선으로 확장하는 공사다.

당초 계획대로 공사가 진행되면 2500그루 가까운 삼나무가 잘려나간다. 숲 훼손은 불보듯 뻔한 상황이고 경관훼손·환경파괴 지적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비자림로는 2002년 당시 건설교통부 주관 평가에서는 전국 88개 도로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돼 대상인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비자림로는 천연기념물이 지정된 비자림 옆을 지난다고 해서 붙여진 도로명이다.

그러나 제주도는 비자림로 확장사업의 당위성을 확보하기 위해 괘변을 늘어놨다. 비자나무는 보존가지치가 있고 삼나무는 건강에도 별로 유익하지 않는 나무라 평가절하하며 베어내도 아무 문제가 안 된다는 것이다.

또 삼나무 벌채가 이뤄진 구간은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도로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시켜 사업을 강행했다.

물론 엄밀히 따지면 사업구간은 사려니 숲길에 해당돼 아름다운 도로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하지만 도로양쪽에 삼나무 숲이 병풍처럼 이어져 빼어난 경관을 보유한 곳으로 도로가 갖는 보존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지역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은 틀림이 없지만, 보존적 가치를 생각한다면 거꾸로 지역주민의 설득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공분을 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주도는 사업 재게를 위해 안간힘을 썼다.

당초 제주도가 시작하더니 제주시장까지 나서 비자림로 확장의 불가피성을 역설, 확장의 필요성을 거드는 등 명분을 쌓았다.

결국 계획대로 비자림로 4차선 확장공사 재 추진을 앞두고 있다. 2021년 6월 완공을 목표로 내년 2월부터 공사가 재개된다.

비자림로 확장사업은 3개구간으로 나눠 삼나무 훼손을 최소화 하기 위해 진입부분인 대천동교차로~제2대천교(0.9㎞)와 벌채가 진행된 세미교차로~금백조로 입구(0.69㎞)는 도로유효폭과 도로부지여유폭을 각각 2m와 3~4m 줄였다. 특히 3구간은 좌측 수림을 보전하고 벌채된 구간을 활용해 한쪽으로만 확장키로 했다.

도로 중간의 제2대천교~세미교차로(1.35㎞)는 현재의 좌우측 수림을 그대로 보존해 중앙분리대 및 보행로로 활용할 예정이다. 대신 주변 초지대인 목장부지를 활용해 2차로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렇듯 강력한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실체가 없는 생태도로를 내세워 개발 사업추진을 예고하고 있어 논란과 갈등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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