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일방통행 전환 놓고 상인·주민 반발 격화
마을회 요청사항 vs 상인회·실거주자 제외 '대립각'
통행량 등 석연찮은 결정도…최대수혜자 '하나로마트'

흔히 대규모 행정행위 추진에 있어 주민 찬·반이 대립할 때 '누구를 위한 행정인가‥'라는 자조섞인 표현을 많이 쓴다.

하귀 택지개발지구 일방통행을 둘러싼 갈등도 이같은 사례에 해당할 것이다.

당초 마을제안사업으로 설문조사와 공청회, 교통시설심의위 등을 거치며 추진이 이뤄졌지만 상인회 및 일방통행지구 실거주자들의 반발이 격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정작 일방통행 전환 결정의 전초가 된 설문조사 역시 구역내에 포함된 상인회와 실거주자들은 배제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반대 상인회와 주민측에서 일방통행 전환을 반대하는 연판장 서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며 실타래처럼 얽힌 갈등 해법은 요원한 상황이다.

하귀택지개발지구 일방통행 반대를 주장하는 현수막.

#마을회 제안 사업. 설문조사 69.27% 찬성

하귀택지개발지구 일방통행 추진은 지난해 7월로 거슬러간다.

당시 하귀1리 마을회에서 택지개발지구 내 34개로(45만7807㎡)에 대한 일방통행 지정을 제안했고, 애월읍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주민설명회(현수막 10개소 게첩·참석인원 100명 이상) 개최 및 올해 1월 전체주민 1205명 대상 방문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537명 중 372명(69.27%)가 찬성하며 일방통행 전환이 본격화된다.

일방통행 지정에 따라 고원식 횡단보도·교차로 등 속도저감시설, 보행안전시설, 미끄럼방지재, 노면표시, 태양광교통안전판등을 설치하게 되며 4월에 자치경찰단 교통심의위원회 가결을 거쳐 6월에 공사에 착공했다.

그러나 찬·반 측에서 각기다른 청원서를 도의회에 제출하는 등 반발에 부딪혔으며, 현재 공사가 진행중이다.

하귀택지개발지구 내 식당 밀집지구. 양방향 주차로 사실상 교차 통행이 불가능하지만 일방통행 지정에서 제외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상인회·주민들 "추진 사실 몰랐다" 반발

일방통행 전환 지구에 포함된 상인회와 주민들은 마을회 추진사항을 몰랐다고 지적한다.

설문조사 자체가 자체가 일방통행 전환지역에 사는 실거주자 및 상인들을 배제한 채 진행돼 무효에 해당한다는 것.

현재 일방통행 반대를 촉구하는 연판장을 접수중으로, 700명 이상의 서명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설문조사 시 전체주민 1205명이었음을 감안할때 절반이 넘는 수치다.

이들의 요구는 전체 주민을 포함한 공청회와 주민설명회를 재차 진행하는 것.

상인회측은 "우리는 물론 실거주자 대다수가 설문조사 자체를 모르고 있었고, 6월 공사가 진행되고 나서야 알았다"며 "도대체 누구를 위한 일방통행 전환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하고 있다.

하귀하나로마트 남측 도로. 일방통행 결정 구간 중 유일하게 폭 10m 이상 도로 중 유일하게 제외됐다.

#석연찮은 일방통행 결정도. 최대수혜는 하나로마트?

10일 기자가 확인한 일방통행 구역 현장은 뭔가 석연찮은 부분이 많았다.

첫번째는 하나로마트 주변의 일방통행화. 이미 그 인근은 농협 차량을 비롯해 주변 골목까지 주정차 차량들로 빼곡히 차 있었다.

결정도를 보면 애월읍체육관까지 양방으로 진행되던 도로는 하귀농협 하나로마트 남측과 동측 도로를 전후해 일방통행으로 전환된다.

폭 10m 이상 도로 가운데 유일하게 일방통행으로 전환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현재도 인근도로까지 하나로마트 직원, 협력업체 등의 차량이 점거하고 있다는 주민들의 설명을 감안하면 일방통행 전환이 되도 하나로마트 전용 주차구역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많다.

일방통행 결정에 있어서도 전문가와 마을회가 상의로 결정됐다는 전문. 당초 하나로마트와 인접한 애월국민체육센터도 일방통행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최종조율과정에서 양방으로 전환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가지, 하귀택지개발지구 내에는 유독 필로티 건물이 많아 일방통행 주차구획 지정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점이다. 주차구획 지정으로 인해 오히려 필로티 건물 1층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봉쇄하는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와함께 반대측은 양방향 주차로 몸살을 겪고 있는 도로는 일방통행에서 제외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주시 관계자는 "가까운 미래에 있을 교통대란을 방지하기 위한 일방통행 추진으로 마을회의 요청사항이고 주민설명회 등 절차를 거쳤다"며 "아직 공사가 이뤄지지 않았을뿐 일방통행 전환에서 제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필로티 건물 출입구에 주차구역을 그릴 경우 실선이 아닌 점선으로 표시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건물주의 요청에 따라 주차구역을 표시하지 않을 수도 있는 등 절차가 진행되면 해결될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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