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주종합사회복지관 찾아 기부…정기후원도 약속

수 개월이 지나 어렵게 받은 체불 임금을 전액 기부한 한 남성이 화제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주종합사회복지관에 따르면 지난 14일 이인호(37)씨는 제주시 도남동에 위치한 제주종합사회복지관에 찾아가 기부 의사를 밝혔다.

이 씨는 “기부를 하고 싶어요. 필요없는 돈이 생겼거든요”라고 운을 떼었다.

고향이 경기도인 이 씨는 유일한 연고인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새로운 출발을 위해 혈혈단신으로 제주도에 왔다. 하지만 제주에서의 새 출발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제주의 첫 직장에서 ‘임금체불’이라는 부당한 일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냥 참고 넘어가볼까도 생각했지만, 저 뿐만 아니라 피해를 본 직원이 한 둘이 아니었다”며 “그래서 제가 용기를 내서 부당한 임금체불에 대해 알리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돈을 받아내는 것이 목적이 아닌 업체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 노력한 이씨는, 체불된 임금을 받게 되면 전액 기부하리라고 이미 마음을 굳게 먹었다고 한다. 어차피 없던 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수 개월간의 투쟁 끝에 이씨는 첫 직장으로부터 체불된 임금을 받아 낼 수 있었다. 그리고 본래 결심한 대로 체불 임금을 전액 기부하기 위해 제주종합사회복지관의 문을 두드렸다.

이 씨는 “제주도에서 번 돈이니 제주도 어린이들을 위해 기부를 하고 싶다”며 “큰 액수는 아니지만 아픈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마음을 전했다.

이날 이 씨가 기부한 금액은 120만원이다. 더불어 제주도의 소외된 어린이들을 위해 꾸준한 정기후원도 약속했다.

제주종합사회복지관 문교정 관장은 “제주도에 와서 부당한 일을 겪었는데도 여전히 제주도 어린이들을 위해 마음을 써주시니 정말 감사하다”며 “후원자님의 뜻에 따라 환아 가정에 후원금을 잘 전달하겠다. 앞으로 이인호 후원자님의 제주도 생활에는 좋은 일만 가득 넘치길 바란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