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녀’ 안무 제주 살사댄스공연팀 ‘벤투스’
토종밴드 ‘사카’와 협연에 의상까지 구비

2016년 제주라틴컬쳐페스티벌에서 선보인 '좀녀' 공연. 사진=벤투스.

해마다 7월 중순 제주시 함덕서우봉해변 특설무대에 그들이 오르면 함성이 터져나온다. 신나는 라틴음악에 맞춰 춤사위가 시작되면 감탄이 시작된다. 해녀‧어부의 복장을 현대화한 의상, 흥겨운 남미 라이브 음악에 살사댄스를 선보이는 제주살사댄스 공연팀 ‘벤투스(Ventus)’ 얘기다.

벤투스는 3년 전부터 제주를 대표하는 토종 스카밴드 ‘사우스 카니발(South Carnival)’이 해녀의 삶을 다룬 음악 ‘좀녀’에 맞춘 안무로 전국은 물론 아시아권을 넘나들며 ‘제주’와 ‘해녀’를 알리고 있다.

벤투스를 만들고 이끌고 있는 리더 각(본명 이희백‧38)을 이달초 제주시청 인근 연습장 ‘바람의 공간’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벤투스가 최근에 찍은 프로필용 단체 사진. 맨 앞줄 오른쪽이 리더인 각. 사진=벤투스.

-벤투스에 대해 소개해달라.

=2012년 1월 제주로 이주했다. 살사 강사로 활약하면서 2015년 9월에 창단했다. 처음에는 살사댄서들이 끼리끼리 놀다 보니 신청하는 이가 많지 않았다. 사우스 카니발의 음악에 풍자를 섞은 안무가 반응이 좋았고, 홍보에도 도움이 됐다. 현재 17명이 있는데 20명을 목표로 잡고 있다. (10쌍을 채우면) 작품을 만들고 싶은 것이 있다.

-첫 모임은 어땠나?

=(당시) 사우스 카니발의 ‘고라봐야’로 안무를 짰는데 너무 좋았다. 라이브 음악에 공연한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반응도 좋아서 단원들도 좋아했다. 제주도를 대표하는 음악과 언어를 살사비트에 담아내니 외국인들도 좋아하더라. 외국인들이 ‘저게 제주도 말이냐’고 물어보는 경우도 많다.

-전임이 아니라서 힘들 것 같다.

=단원들이 직장인들이고, 사정이 있으면 못 나오는 경우도 있다. 일정과 컨디션까지 맞춰서 하고 있다. 전체 팀원을 총괄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육지에서는 선생들이 알아서 강행하는 것과는 다른 점이다.

2016년 제주라틴컬쳐페스티벌에서 선보인 '좀녀' 공연. 사진=벤투스.

-‘좀녀’ 안무가 인기다.

=(공연단 활동을 하며) 살사와 퓨전해 제주를 알리고 싶었다. 살사 춤을 몰라도 풍자와 해학을 가미했더니 좋아하더라. 제주도에는 마을마다 여러 이야기가 있다. 예를 들어 금릉에는 ‘멸치 잡는 아방’이 있는데, 이것도 살사로 (안무를) 만들고 싶다.

‘좀녀’는 엄청 좋은 노래다! 살사음악으로 제주해녀를 알리고, (공연을 통해)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는데 도움이 된 것 같기도 하다.

-관련된 얘기가 있다면?

=우리 행사(라틴컬처페스티벌) 때 피날레 공연으로 하고 있어 더 좋다. 한 번은 해녀 분이 우리 공연을 보고 무대에 올라와 눈물을 흘리면서 ‘고맙다. 해녀의 존재를 알려줘서’라고 말씀해주시기도 했다. 사진도 찍고 했다.

나는 행사가 끝난 뒤 이리저리 인사하느라 바빴는데, 단원들 얘기를 들어보니 인근 숙소까지 걸어가는데 1시간 걸린 것 같다고 하더라. 행인들이 인사하고 술을 권하기도 하고, 사진까지 찍어야 했기 때문이다.

(기사 작성 과정에서 단원 중 1명이 해녀학교 출신이라고 들었다. 농부이기도 한 이 단원은 이런 까닭에 좀녀 공연을 할 때마다 ‘맘이 남다르다’고 얘기한다고 한다.)

-해외공연은 어떤가?

=창단 이후부터 꾸준히 해오고 있다. 얼마 전에는 대만에 가서 공연했다. 안무가 기술만이 아니라 스토리텔링까지 더해지니 관람객들이 기립박수를 하더라. (행사에 참석한) 대만인은 물론 아시아인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스타가 됐다. (웃음)

벤투스 결성 1주년 기념 파티 기념촬영. 사진=벤투스 페이스북 페이지.

-올해 ‘라틴컬처페스티벌’에 대해 소개해달라.

=여성 7인조 ‘큐바니즘(Cubanism)’의 공연이 기대가 크다. 일요일에는 해변에 물이 빠질 때 스피커로 음악을 틀어 춤추는 무대를 연출할 생각이다.

특히, 사우스 카니발의 신보가 발매될 예정인데, 발표하면 그 중 한 곡에 맞춰 안무를 짤 계획이다. 다만, 예정일이 6월이라 올해 축제 무대에 올릴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한다.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부탁이 있다면?

=무조건 오시라. 해외에서 초청한 20개팀의 다양한 스타일을 구경해 보라. (살사댄스라는) 취미로 연결이 되는 자리다. 바닷가에서 행사를 개방하는 것은 (일반인들에게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함께하는 느낌’을 즐기고 좋은 기운 받아가시길 바란다.

각이 대표로 있는 사단법인 한국라틴문화교류원(Corporation Of Latin-Korea Cultural Exchage)이 주최하는 제주라틴컬처페스티벌 올해 행사는 오는 7월 20일부터 22일까지 함덕서우봉해변 일대에서 펼쳐진다.

제주 살사공연팀 벤투스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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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살사공연팀 벤투스 공연사진들. 사진=벤투스.

벤투스가 지난해 제주문화예술재단으로부터 받은 감사패. 사진=벤투스 페이스북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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